'코로나19' 확산으로 문 대통령 외교도 '차질'

시진핑 상반기 방한 불투명

'신북방정책' 차질 우려

한일관계는 최악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상반기로 예정됐던 문 대통령의 순방과 주요국 정상들의 방한이 잇따라 취소·연기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러시아·몽골과 수교 30주년을 맞는 올해를 '신북방 협력의 해'로 정하고 신북방 외교에 역점을 둬 왔으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당장 3월 중으로 추진되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이 연기됐다. 청와대 윤재관 부대변인은 8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양국 간 논의되어 오던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이 코로나19 관련 상황으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 경제 규모가 가장 크고 교통·물류 연계 면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어 신북방 정책의 주요 파트너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토카예프 대통령의 방한이 연기되면서 양국간 실질적인 협력 확대도 늦어지게 됐다.

토카예브 대통령 방한 연기로 카자흐스탄에 안장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도 미뤄졌다.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홍범도 장군 유해를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과 함께 조국으로 봉환해 안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반기 중으로 추진되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도 불투명하다. 정부는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 해제를 공식화하는 등 사드 배치 이후 불편했던 한중 관계가 정상화되길 기대해왔다. 청와대는 "아직 취소 여부가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시 주석의 상반기 방한이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일본 정부는 4월로 추진하던 시 주석의 일본 방문 일정을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문 대통령의 순방 외교도 중단된 모습이다. 청와대는 3월 중순 예정했던 UAE·이집트·터키 등 3개국 순방 일정을 취소했다. 상반기 추진하려던 순방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올해 수교 30년을 맞는 러시아, 몽골과의 다양한 기념행사도 차질이 우려된다. 러시아와 몽골은 신북방 정책의 핵심 국가들이다. 정부는 수교 30년을 계기로 러시아·몽골과의 협력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코로나19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한일관계는 더 어려워졌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를 이유로 한국인에 대한 입국규제를 강화하고 우리 정부도 상응조치를 취함에 따라 9일부터 한일 양국간 이동이 전면 통제에 들어갔다.

그렇지 않아도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로 골이 깊어진 양국관계를 되돌리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10일 열리는 양국의 수출정책 당국간 대화는 약식대화로 축소됐다. 수출규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입국규제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외교 일정이 많은 차질을 빚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당분간 외교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