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온라인 학습 운영

EBS 고3 수능특강

"안녕하세요? 다들 건강하시지요? 여러분들도 자신을 소개하는 영상을 영어로 올려주세요.(2분 이내로)" 경기도 한 초등학교 교사가 온라인 수업 전에 아이들에게 소개영상을 올렸다. 이 교사는 '거꾸로 교실'에 관한 오티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개학연기를 아이스브레이킹과 말하기수업 등 최적의 기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3월 초 신학기부터 휴원을 한 상태라서 새 담임과 친구 얼굴을 모르는 상태다. 교사들은 단계별 온라인 수업 일정을 짜고 아이들과 그룹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3월 23일 개학 일을 첫 정모 일로 잡았다.

특히 대구지역 교사들이 앞장서 온라인 학습 사이트를 열었다. 대구지역 교사들은 코로나19가 대량 확산되기 2주 전부터 뜻을 모아 '학교가자닷컴'을 만들고 학년별 학습분량을 짰다. 대구 교사들의 온라인 수업 과정이 알려지자 서울 포항 경기도 지역 교사들도 합류했다.

앞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전국 유초중고교 개학 연기를 발표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한 학사운영을 안내했지만 현장에서는 혼선이 일었다. 정부는 에듀넷 등 다양한 교수학습 콘텐츠 사이트를 제공했다. 하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게 교사들의 입장이다. 온라인 수업이 낯설은 교사와 학생들은 쉽게 다가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사들의 온라인 수업 활용 능력도 문제로 떠올랐다. 온라인 콘텐츠와 클라우드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교사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관련 시설과 시스템 부족도 온라인 학습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게 교사들의 주장이다. 교육부는 지난주 초 사태 파악에 나섰다. 학부모들의 걱정이 코로나19보다 자녀 학습부진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교육부는 전국 초중고 온라인 수업의 장점과 문제점 파악·개선에 나섰다. 지난 5일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전국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영상회의를 통해 온라인 수업 시스템 강화에 나섰다. 이어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영상회의를 통해 온라인 수업 매뉴얼을 꼼꼼하게 짜고 가정학습 공백을 최소화 할 것을 주문했다.

◆온라인 수업평가, 학교상황에 따라 운영 = 앞서 교육부는 3월초 휴업기간 정상수업 준비를 위한 안내를 했다. 온라인 학습 사이트 접속 방법, 회원가입, 로그인 접속 확인, 교과별 수업 일정 안내, 수행평가 등 평가계획 방안을 제시했다. 개별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지원할 수 있는 EBS 등 학습가능 사이트 및 온라인 콘텐츠를 소개했다. 교과별 예습 자료 사례도 공개했다. 시도교육청 운영 교수학습지원센터 e학습터나 에듀넷, EBS 등 가용한 자원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초등 1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는 국어와 수학, 영어, 사회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교과별 성취기준 통합 등을 통해 핵심개념 중심 수업자료, 학습지 등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교과서의 경우 서책교과서 내용에 동영상, 평가문항 등 멀티미디어 자료 등을 추가하고 외부 자원 연계 기능을 추가했다.

특히 EBS는 고3들이 가정에서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 서비스를 편성해 제공하고 있다. EBS 관계자는 "수험생들을 위해 수능 연계교재인 '수능특강' 강좌를 보다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2주 동안의 학습 가이드인 스터디 플래너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9일부터는 영역별 대표 교사들이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단원 및 핵심개념을 정리해주는 '단기특강'을 진행한다. 수능 대비 첫 시작으로 볼 수 있는 3월 학력평가 연기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라이브클래스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EBSi 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서비스한다.

개학 연기로 교과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고1·2를 위한 강좌도 제공한다. 고1은 국어, 수학,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의 모든 교과서를, 고2는 수학I, 영어I의 교과서 강의를 서비스한다. 온라인 학습 효과는 교사와 시도교육청 운영 방안에 따라 결정된다. 학부모들은 온라인 수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수원 최 모(중1 학부모)씨는 "알아서 공부하라고 할 수도 없는 실정에서 학교에서 실시하는 온라인 수업과 평가에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획일적인 온라인 수업 매뉴얼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지역별로 학교 상황에 따라 유연성을 발휘하는 게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학교장과 시도교육청 스스로 운영 방침을 세우고 자율적 학사일정과 수업방안을 수행하면 된다는 것. 교육부 관계자는 "온라인 가정학습의 가장 큰 효과는 표준화된 수업 관념을 깨고 창의성을 살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교사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학습운영 시스템과 열정이 코로나 학습공백을 최소화하고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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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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