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당 유지' 정권수호 내세워 선전 기대

민생·무소속 '인물론' 정치적 기반 건 승부

전국단위 선거마다 호남의 선거결과를 두고 '전략적 선택'이란 말이 공식화 됐다. 호남 유권자들이 여당이나 야당에 대한 태도를 표심으로 드러내는데 익숙하다는 말이다.

17대 총선에선 열린우리당에 25석을 몰아주며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지역내 주류세력(새천년민주당)에 반대표를 던졌다.

18대~19대 총선에서는 보수여권과 경쟁하는 야당에 25석을 보냈다. 20대 총선에서는 제3세력을 표방한 국민의당에게 23석을, 보수야당에 2석을 나눠주며 민주당을 심판했다.

이어 열린 대통령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영남 후보에 압도적 지지를 실어주며 정권교체를 단행하는데 힘을 실었다.

민주당 전북 총선 후보자 합동 기자회견│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제21대 총선후보자 10명이 9일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15 총선에서의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4년 전 선택 뒤집기? = 역대 총선에서 여야에 대한 심판성향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호남민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건이다.

겉공기는 4년 전 지역정치권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한 현역의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6일 발표한 3월 첫주(3~5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정당지지도에서 민주당 36% 안철수 전 대표의 국민의당 2% 민생당 1%를 각각 기록했다. 호남권 조사에서는 민주당 62% 국민의당 7% 민생당 1%였다. 국민의당과 민생당이 출범한 직후라는 점을 감안해도 호남권 의석 28석 중 23석을 차지했던 정당의 지지율로는 초라한 성적이다.

이는 지난 총선 이후 국민의당에서 활동했던 의원들이 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21대 총선에 나서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김경진 이용주 정인화 김관영 김종회 이용호 등 6명의 현역의원이 무소속을 택했다.

20대 호남 총선의 상징이던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의당 지역구 불출마를 결정했다. 이번 총선의 심판타깃이 4년 전 선택으로 이뤄진 정치권이 될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몫으로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주승용 의원은 10일 "호남지역민들에게 실망시켜 드린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된 사죄를 아직 못했다"면서 총선불출마를 선언했다.


◆1당 지원론·중진 육성론 = 그렇다고 현재의 정당지지율이 그대로 선거지지율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것은 오산이다.

호남권 다선 현역의원 자체를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천정배 박주선 박지원 정동영 유성엽 등 현역 의원은 정당과 무관하게 이른바 '인물 경쟁력' 면에서 입지를 구축한 인물이다.

민주당 전북도당 관계자는 "정당간 경쟁이라기 보다는 민주당과 유력 후보자간의 경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지역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을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호소력을 가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당으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면에서는 총선 이후 야권재편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무소속 후보 상당수가 '당선 후 민주당 입당'을 공공연히 내세우고 있다. 기존 야권의 외연이 극도로 좁아질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민주당 입장에선 현역의원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보수야당과 맞서 벌이고 있는 '1당 경쟁'이 지역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지역정가에 밝은 한 관계자는 "호남의 전략적 선택에는 호남내부의 경쟁뿐 아니라 전국적 상황을 함께 고려한 측면이 크다"면서 "전국적으로 불리하거나 경합중이라면 호남을 몰아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례위성정당 논란 등으로 미래통합당과 1당 경합을 벌이고 영남권 판세가 불리하다고 판단하면 표가 여권에 쏠릴 수 있다는 말이다.

◆천정배 정동영 박지원 운명은 = 각 정당이 공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호남권 대진표가 완성돼 가고 있다.

7선에 도전하는 천정배(민생당. 광주서구을) 의원은 민주당의 양향자 후보와 경쟁한다. 광주북갑에서는 김경진(무소속) 의원이 민주당 조오섭 후보와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전남권은 박지원(민생당) 의원이 나서는 목포선거구에 관심이 쏠린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출마하고 민주당에서는 김원이 전 서울정무부시장이 공천을 받았다. 경력과 정치적 색채가 뚜렷한 인물들이어서 뜨거운 본선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은 20대 총선의 리턴매치 성격이 짙다. 전주갑은 김광수(민생당) 의원에 맞서 민주당 김윤덕 전 의원이, 전주병은 정동영(민생당) 의원에 민주당 김성주 전 의원이 도전한다. 남원순창임실 선거구에서는 이용호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3선 의원 출신인 민주당 이강래 전 의원과 재대결을 펼친다.

20대 총선에서 2명의 당선자를 냈던 미래통합당은 본선에 나설 후보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현재까지 주동식(광주서구갑) 이수진(전주을) 최공재(나주화순) 후보를 공천했다. 정의당은 11개 지역구에 후보자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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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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