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유럽간 열차 운송량 80% 회복" … "세계공장 지위 유지할 것" 낙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자 조업 재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이 여전히 교통 제한으로 인한 '물류 정체 현상'을 겪고 있다. '세계공장'이라는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조뿐만 아니라 운송도 함께 돌아가야 하는 만큼 물류는 중요한 문제다. 9일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도는 "운송 능력의 상당히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물류는 여전히 현재 기업의 생산 재개를 제약하고 있다"고 전했다.

9일 중국 후난성 창사의 위예루 지역의 한 회사 사무실 모습. 위예루 지역 주요 건물 22곳에 들어선 1471개 기업의 직원들이 복귀해 근무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물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 신문이 찾아간 곳은 장쑤성. 양쯔강 하류에 있는 장쑤성에는 중국 동부 연안의 중요한 항구이자 아시아유럽 대륙교의 출발점인 롄윈항이 있다. 이 항구는 중국의 동서를 가로지르고 남쪽으로도 갈 수 있는 교통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다. 교량경제 전문가인 롄윈항사회과학원 연구원 구롱가오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 2월 롄윈항의 화물 운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장쑤성과 상하이를 연결하는 타이창항와 관련해 타이창항 운송회사 대표 궈위가오는 2월 마지막주부터 해상 수출이 60% 이상 회복됐다고 전했다. 그는 "장쑤성과 상하이의 항구 수출량도 점차 회복되고 있으며, 3월 하순에는 무역량의 85%까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국제육상교량운송실무위원회 사무총장 린베이잔은 "중국-유럽간 열차의 운송량은 80% 이상 회복됐다"면서도 "하지만 컨테이너를 견인하는 데 사용되는 대형 트레일러가 도로로 나갈 수 없어 전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통제 때문에 컨테이너 트레일러는 성과 성을 가로지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현과 현 사이 통행도 제한됐다.

차량 통제 제한도 문제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이 신문이 장쑤성의 여러 대기업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기업 내에 물류시스템 직원은 10~20%에 불과하고, 나머지 외지 직원들은 교통 통제나 격리 요구로 인해 업무에 복귀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회사는 화물 운송료를 4배나 올리기도 했다. 한 운송회사에 따르면 운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에 비해 20% 이상 길어졌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쑤성은 2월 24일부터 방역등급이 2급으로 조정돼 기업 가동여건이 완화됐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기업들의 운송 통제가 줄어들지 않아 물류 흐름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장쑤성 주변의 제조기업들은 공장 가동률이 100%에 가깝지만 물류가 막혀 있는 상황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3월 2일 현재 장쑤, 저장, 안후이, 충칭, 구이저우 등의 지역에서 일정규모(연간 영업이익 2000만위안) 이상 기업의 조업재개율은 95%를 넘는다. 장쑤성 산업정보청 발표에 따르면 2월 28일까지 장쑤성 내 일정규모 이상 공업기업의 업무재개율은 98.7%에 이르며 직원복귀율은 74.5%를 기록했다. 특히 2월 28일까지 일부 특수 기업을 제외하고 장쑤 남부 지역의 일정규모 이상 기업의 조업재개율은 100%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 내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중국이 받는 충격은 일시적일 뿐 심각한 영향을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타이창항 운송회사 대표인 궈위가오는 "최근 일본, 한국, 이탈리아 등의 전염병 상황이 산업 체인의 공급과 수요에 영향을 줬다"면서 "한국과 일본, 이탈리아 상황이 3월 안에 효과적으로 통제된다면 5월에는 90%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쑤대외경제학회 회장 장위안펑은 "각지에 중앙 정부의 방역정책이 철저하게 진행되면서 상황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년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제조의 강점은 오랫동안 지속되고, 중국의 세계공장으로서의 위상은 강화되고 여전히 세계 공급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COVID-19)' 위기 확산" 연재기사]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