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건당국자 공개 경고

"아직은 최악 상황 아냐"

미국 고위 보건 당국자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 더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느냐'는 캐럴린 멀로니(민주·뉴욕) 위원장의 질문에 "그렇다. 사태는 더 악화할 것이다. 핵심은 더 악화할 것이란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달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캠퍼스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컬럼비아대는 학교 관계자 1명이 코로나19에 노출됨에 따라 이번주 말까지 원격 수업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뉴욕 AP=연합뉴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확산과의 싸움에서 다음 달이 중요하다"면서 "오늘 두어 명의 환자는 내일의 아주 많은 환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같이 청문회에 나온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은 "지금은 모든 사람이 동참해야 할 때"라며 "이것은 정부나 공중보건 체제만의 대처가 아니다. 이는 모든 미국의 대응이다"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청문회 참석 도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비상회의에 소집하면서 청문회장을 중간에 떠났다.

이와는 별개로 브라이언 모나한 미 의회·대법원 주치의는 미국내 감염자가 7000만명에서 최대 1억50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나한 주치의는 이날 상원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NBC방송이 전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에 따르면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교수는 "가능성 있는 결론은 코로나19가 궁극적으로 억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1년내 전 세계 인구의 40~70%를 감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내에서도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고 악화되면서 미국인들의 불안과 공포가 커지고 있다. 미국내 확진자들은 근 40개주에서 10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 19에 결국 뚫린 워싱턴DC와 북버지니아, 수도권 메릴랜드 등 워싱턴 수도권 일원에서는 확진자가 20명으로 주말보다 2배 늘어났다.

그 외에 워싱턴주가 270여명으로 가장 많고 뉴욕주 170여명, 캘리포니아 160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캘리포니아, 뉴욕, 매릴랜드 등 20개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코로나 19 차단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특히 최악의 사태를 겪고 있는 서부 워싱턴주와 동부 뉴욕주는 부분 봉쇄조치까지 단행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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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