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이탈리아와 비교

WP·BBC "롤 모델 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포한 상황에서 한국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선제적으로 대처한 것에 대한 각국 외신들의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미 하원에서는 "나도 한국에 가서 드라이브 스루 검사(차량에 탄 채 검사하는 방식)를 받고 싶다"는 유력 의원의 발언까지 나왔을 정도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주요 발병국이면서도 서로 다른 대응 방식을 채택하고 하고 있는 한국과 이탈리아를 비교하면서 한국의 공세적인 진단검사를 높이 평가했다.

이탈리아와 한국은 지난 1월 말 나란히 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탈리아는 북부, 한국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퍼지는 등 확산양상도 비슷했다.

하지만 두 나라의 대응 방식은 뚜렷하게 달랐다.

이탈리아는 초반에 광범위한 검사를 시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검사대상을 유증상 의심자로 좁히고 발병 지역 폐쇄로 방향을 틀었다. 급기야 지난 9일에는 6000만 전 국민의 이동 제한령을 내리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반면에 한국은 바이러스 검사를 전방위로 확대하는 정면대응 방식을 택했다.

바이러스 보균 의심자를 적극적으로 추적해 하루 평균 1만2000여건의 검사를 시행했다. 하루 최대 검사 능력은 2만건에 달한다.

환자와 의료진 간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차량에 탑승한 채 간편하게 검사를 받을수 있는 '드라이브-스루' 검사시설도 전국 50여곳에 설치했다.

압도적인 규모의 검사로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22만명 이상을 검사했지만 한국에선 이날 기준 누적 확진자 7869명, 누적 사망자는 67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이탈리아는 8만6000여명의 검사 규모에 누적 확진자 1만5113명, 누적 사망자는 1016명에 이른다.

로이터는 전문가들 의견을 인용해 이 수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공격적이고 지속적인 검사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인 '세계발전센터'의 제레미 코닌딕 선임연구원도 광범위한 검사를 통해 발병 규모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며 한국의 대응 방식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특정 지역을 폐쇄하는 방식으로 이동을 규제하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면서 "중국은 그렇게 했다. 하지만 중국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국가다. 중국은 이를 따르는 국민이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러한 전문가 분석 내용을 전하면서 한국과 이탈리아가 검사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제 막 감염자가 증가 추세에 있는 미국 같은 나라들에 유용한 사례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루 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영국 BBC방송은 코로나19 대처에서 보여준 한국의 투명성과 민주적 절차, 시민의식 등에 주목하며 '롤 모델'로 꼽았다.

WP는 11일 코로나19에 대한 글로벌 대응책 논평에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코로나19에 맞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WP는 "한국의 조치는 대중교육, 투명성 제고, 시민사회 참여에 집중돼 있다"며 "이는 수백만명을 강제로 가택연급하고, 정부조치를 비판하면 누구든 없애버리는 중국 정부의 방식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BBC는 한국의 코로나19 추적, 검사, 치료과정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한국의 대규모 검사능력은 코로나19에 고전하는 다른 나라에게 '롤 모델'"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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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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