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진원지

중국·한국→유럽 이동"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2일(현지시간)코로나19 확산의 글로벌 진원지가 유럽으로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속히 늘어 이들 국가의 미국 입국금지 조처가 불가피했다고 밝히면서 한국과 중국에 대해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대로 상황 재평가를 통해 여행제한을 완화할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밤 백악관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영국을 제외한 26개 유럽 국가들로부터 미국입국을 30일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관련 보도가 나오는 미국 뉴욕시 타임스스퀘어의 뉴스 화면 앞으로 11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지난 8일 뉴욕주 내에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선 뒤 컬럼비아대를 포함해 주 전역의 각급 학교들이 수업을 중단했다. 뉴욕 AP=연합뉴스


이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해 미국입국 금지조치 대신에 여행 제한조치의 완화 또는 해제를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입국금지 배경에 대해 중국 입국금지, 한국과 이탈리아 일부 지역의 여행경보 상향 등 그동안 미국의 조치를 설명한 뒤 "지금 현실은 코로나19 진원지가 중국과 한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태스크포스는 이를 추적해 왔고 실시간으로 대통령에게 정보를 전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유럽에 대한 입국금지가 최선이라는 보건 전문가들의 말을 들은 뒤 그 자리에서 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펜스 부통령은 사회자가 '중국은 전체 도시의 대규모 격리를 통해 감염자 수를 크게 낮췄는데 미국도 똑같이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아시아로부터 일부 고무적인 뉴스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한국에서 코로나19 환자 증가세가 둔화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대통령은 어젯밤 대국민 연설에서 결과적으로 중국과 한국에 관련해 현재의 (여행제한) 입장을 재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면서도 "그렇지만 실수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중국과 한국의 상황 개선시 여행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펜스 부통령은 또 전날 기준 코로나19가 발병한 미국 35개 주 중 약 30개 주의 발병 기원이 유럽에 있는 누군가와 접촉에 의한 것이라고 추적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을 소개하면서 유럽 규제의 불가피성을 재차 설명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2주 전 대략 500건의 발병 사례가 있었지만 어제 기준 1만2000건이었다. 독일은 1000건, 프랑스도 1000건이었다"며 "이것이 대통령이 전례 없는 조처를 한 이유"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NBC뉴스에 출연해 사회자가 '한국은 하루에 대략 1만5000명을 검사하는 데 미국은 그 숫자 근처에도 못 미친다. 이유가 뭐냐'고 묻자 즉답을 피한 채 미국이 검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진전을 보인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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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