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최악, 1600선도 무너질 가능성 … 금융시스템 위기로 확대 우려

전문가들 "시장 기대 충족할 통화완화·재정정책 공조 필요" 한목소리

글로벌 주식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했다. 미국과 유럽 증시가 대폭락하는 가운데 한국 증시도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장중 1700선이 붕괴되고 최악의 경우 16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나왔다. 바닥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세계경제가 침체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 사태로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신용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부채가 많은 부실기업들이 위험해지면서 금융시스템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시장 기대를 충족할 만한 통화완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공조가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코스피 '대폭락 장세' 지속 |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유럽과 미국 증시가 10% 안팎 무너지는 등 글로벌 증시의 '대폭락 장세'가 이어지며 장중 1700선이 붕괴됐다. 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13일 금융투자업계는 코로나사태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빠른 시일내 시장 기대를 충족할 만한 통화완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SK증권 자산전략팀 이효석, 안영진, 한대훈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전세계에서 사람과 상품의 이동은 제한되고 소비는 급격히 위축됐다"며 "이는 PMI 지수에 고스란히 반영됐는데 변동성이 높은 제조업지수보다 그렇지 않은 비제조업지수에서 더 큰 충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보지 못했던 수준이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시장에 주는 영향은 공급망에 대한 우려에서 총 수요에 대한 우려로 확산하고 있다"며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10개 산유국의 연대체)의 감산 실패는 유가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해당 기업의 신용 리스크로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탈리아는 전국을 봉쇄 조치 하기에 이르렀고, 미국은 유럽으로부터의 여행을 막았다. 자연히 사람과 상품의 이동은 제한되고 소비는 급격히 위축됐다. 이는 PMI 지수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는데 변동성이 높은 제조업지수보다 그렇지 않은 비제조업지수의 쇼크에 주목된다. 일찍이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보지 못했던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소비가 줄고, 예정된 투자가 지연되거나 취소돼 성장 둔화 전망이 급기야 리세션을 걱정하기에 이르렀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도 무참히 떨어졌다.

SK증권은 코로나사태가 금융위기로까지 이어지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면 코스피가 1100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절망적인 우려도 내놨다. 일반적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주가는 -50% 수준까지 급락하는데 올해 코스피 최고점이 2267이었는데 이를 적용하면 약 1100 수준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원들은 "이렇게 취약해진 시장에 기대할 것은 정책밖에 없다"며 "이미 유동성이 많이 풀린 상황에서 향후 금융위기를 극복할 뚜렷한 정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또한 "코로나19 확산 사태는 세계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심각한 충격"이라며 "중앙은행이 우선 대응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되고, 재정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와 모든 정책 기관은 적절하고 목표가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위기에 처한 기업과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과감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침체 국면은 장기화 될 수 있다며 여유자금으로 수년간 장기투자가 가능한 사람들만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생활자금으로는 절대 투자하지 말고 빚내서 주식투자는 더더욱 피해야 한다"며 "여유자금이 있고 2년 이상 장기간 투자를 할 사람들만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분할매수 하는 투자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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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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