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기호와 동일해야

홍보효과 등 유리 예상

진보연합 맨 위 도전

더불어민주당이 연합비례정당에 참여하기로 함에 따라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비례의석 확보경쟁'이 본격화됐다. 특히 투표용지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샅바싸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지역구 투표번호와 같은 순서가 유리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참여하는 연합비례정당은 첫 번째, 미래한국당은 두 번째 위치하는 게 간접홍보활동 뿐만 아니라 지지자들의 표심 확보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비례대표용 정당 투표용지는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정당만 들어간다"면서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두 당은 투표용지에 표기되지 않고 빠져 비례대표후보를 낸 정당 중 의석수가 가장 많은 정당이 맨 위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빼면 민생당(19석), 정의당(6석), 미래한국당(5명)이 지역구 기호와 같은 3번, 4번, 5번을 달고 순서대로 새겨진다. 의원 2명이 있는 국민의당과 자유공화당이 추첨으로 기호 6번, 7번을 앞세워 뒤로 이어지고 의원 1명인 민중당, 친박신당 중에서는 지난 지방선거에 참여한 민중당이 8번, 친박신당이 9번을 달게 된다. 녹색당, 미래당 등 원외정당은 가나다순으로 기호와 순서가 정해진다.

연합비례정당에 의원이 몇 명이나 건너갈 지에 따라 기호와 투표용지 기재순서가 달라지게 된다. 맨 위로 올라가려면 최소 20명이 옮겨가야 한다.

민생당, 정의당이 연합비례정당에 참여한다면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민생당과 정의당이 모두 참여하거나 한 정당만 참여할 경우에도 기호와 게재순서가 크게 바뀔 수 있다. 이 때도 민주당 등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정당의 현역의원들의 이동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또다른 주요 변수가 미래한국당이다. 현재는 현역의원이 5석에 지나지 않지만 김기선 의원이 불출마 선언과 함께 미래한국당 입당의지를 보여 조만간 6석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일단 이석현 이종걸 등 '원하는 의원'들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2주간 불출마선언했거나 경선에 패배한 두 정당의 의원들이 비례정당으로 이동하는 게 적지 않게 나올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지자들이 지역구 투표에서 기호 1번에 기표한 후 정당투표에서 맨 위에 있는 정당을 찍도록 하는 게 유리하다. 어떤 식으로든 '1순위'를 잡아야 하는 이유다.

민주당이 비례대표후보를 내지 않을 경우 대담토론과 광고가 어렵고 비례정당을 찍어달라는 선거운동이 불가능해 연합비례정당이 민주당과 같은 순서로 가야 많은 득표가 가능해진다.

미래통합당 역시 같은 이유로 두 번째 줄에 미래한국당을 올려놔야 한다.

기호와 순서를 놓고 두 거대 비례정당이 승부를 벌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두 번째 줄에 당명을 올리려는 미래한국당은 의원수를 적게 확보해도 가능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민생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의원수를 20명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반면 민생당이 참여한다면 정의당의 6석보다 많은 7석만 확보하면 된다. 정의당마저 참여한다면 현재보다 더 의원수를 늘릴 이유가 사라진다.

기호는 후보등록마감일인 이달 27일 현재 국회 사무처가 집계하고 있는 의원수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후보등록은 27일 오후 6시에 끝나지만 의원수 집계는 '후보등록 마감일'로 정해져있어 특정시간까지로 마지노선을 정해놓고 있지는 않다. 중앙선관위가 집계하기 직전까지 사무처에 제출된 '의원등록 신고서'가 기준이 된다. 막판까지 눈치작전이 펼쳐질 수도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기호는 후보등록 마감일에 확보한 국회사무처 통계를 기준으로 매겨지며 구체적인 마감시간을 못 박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입당 시점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27일 안에 접수만 한다면 의원수 변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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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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