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유명순 교수팀 조사

"안전·보상 대책 강화 중요"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직원 네 명중 세 명 정도가 자신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과 감염 시 입게 될 심각한 피해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과 명지병원이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명지병원 의사, 간호사, 보건직, 행정직 등 1300여명을 대상(응답률 40.5%)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이와 같이 밝혀졌다.

오늘도 힘내요 | 15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교대 근무를 위해 방호복을 입고 코로나19 환자들이 있는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조사결과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3.4%가 보통, 22.7%는 높다고 응답, 전체의 76.1%가 감염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었다. 특히 간호직의 감염가능성 위험인식은 79.6%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2월 6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1차 조사결과(35.5%) 보다 무려 40.6%p가 증가했다. 지역감염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병원내 감염에 대한 증폭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자신이 감염될 경우, 건강영향이나 각종 피해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절반에 가까운 46.6%가 '심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일상의 변화 정도(0점 안전한 정지, 100점 전과 그대로)에 대해 69.7%가 '상당한 변화'(0~40점)라고 답했다. 지난 1차 조사 때 45% 보다 24.7%p가 증가, 감염 확산에 따른 업무량 증가와 업무재배치 등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명지병원 직원들은 자신의 일터인 병원에 대한 높은 우려도 드러냈다. 병원 내 감염확산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8%, 업무 증가는 76%, 병원의 사후책임은 68%가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환자 치료 결과에 대한 우려는 46% 수준으로 낮았다.

특히 확진환자 입원 치료로 인한 환자감소에 따른 병원 경영 악화에 대해서는 73%가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외부시선과 병원의 평판에 대해서는 60%가 우려하지 않는다고 답해,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 치료에 앞장서는데 병원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유 교수는 "보건당국과 의료계 간 신뢰구축 노력은 재출현할 수 있는 감염병 대응의 협력 거버넌스를 촉진하는 중요한 자본이 된다. 이런 점에서 병원이란 조직의 구성원들이 위기대응 당시에 어떤 점을 우려하는지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감염병 위기상황이 초래한 조직과 업무 관련 스트레스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명지병원이 국가지정 음압격리병동을 유지하고 감염병 유행시 확진 환자를 받는 것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는 직원 87.3%가 찬성의견을 보였다.

찬성의 이유로는 '병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가 가장 많았다. 이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므로 우리 병원이 해야 △이미 운영하고 있으므로 유지△명지병원의 경험과 기술로 잘 치료할 수 있다 △자부심, 대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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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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