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유행 전염병인 코로나19와 전쟁에 돌입했다. 워싱턴 정치권은 공화, 민주 양당이 당파를 가리지 않고 코로나 퇴치 전쟁에 동참한 분위기다.

코로나19 불안감에 사재기 나선 미국인들│미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이후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선 가운데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리앤드로에 있는 한 코스트코 매장 앞에서 고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샌리앤드로 AP=연합뉴스


트럼프 뒤늦은 코로나19 총력대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침내 대유행 전염병에 따른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코로나19 퇴치에 총력 대응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후 긴급 백악관 로즈가든 기자회견을 열고 "대유행 전염병에 따른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대유행으로 선언된 코로나19가 미국 내에서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악화되는 최악의 사태로 비화될 것으로 보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전쟁수준의 총력전을 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주로 천재지변시에 발동하던 국가비상사태를 대유행 전염병에도 적용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이제 미국에서도 창궐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규정하고 스태포드 법에 따라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해 긴급 대응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국가재난시 진두지휘하고 있는 FEMA(연방긴급재난관리청)까지 직접 나서 코로나19를 퇴치하는데 앞장서게 됐다. 특히 FEMA 등에서 쓸 수 있는 500억달러의 비상기금을 각 주정부와 로컬 정부에 매우 신속하게 지원하게 됐다. 이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를 검사하는 대규모 테스트를 아주 빠른 속도로 실시하게 되고 격리보호나 집중 치료를 한층 강화하게 된다.

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미국대학농구 경기장│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1의 토너먼트 대회가 1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뒤 미국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의 텅 빈 농구 경기장 스크린에 NCAA '빅 12 콘퍼런스' 커미셔너 밥 볼스비가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캔자스시티 AP=연합뉴스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식 도입

트럼프행정부는 놀라운 속도로 코로나19 감염검사를 해온 한국 시스템을 채택해 실행하기 시작했다.

트럼프행정부는 하루 1만5000명이나 감염여부를 검사하고 한 시간내에 결과를 받아 신속 대응하고 있는 한국 시스템을 참조해 대규모, 신속 코로나 검사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공표했다.

이에 따르면 의심 증상을 느끼는 경우 구글이 만든 웹사이트에서 거주지역에서 가까운 검사장소를 파악해 차량을 타고 검사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즉각 코로나 테스트를 받을 수 있으며 검사결과는 랩으로 보내져 1시간내에 알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미국인들은 이제 정부웹사이트에서 짚코드(우편번호)만 넣으면 코로나 감염여부를 무료검사 받을 수 있는 센터를 찾아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트럼프행정부는 이번 한 주간 140만명을 무료 검사할 수 있는 검사 장비를 미 전역에 제공하고 이달말 안에는 500만명의 검사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코로나 감염자들이 속출하더라도 획기적으로 확충되는 미 전역의 격리시설과 치료시설에서 엄격하게 격리 보호받고 집중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방의회 지원법안 처리 일사천리

워싱턴 연방의회는 보기 드물게 초당적으로 코로나19 퇴치를 지원하는 패키지 법안을 일사천리로 승인하고 있다. 코로나19 퇴치 지원법안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연방하원에서 이미 찬성 363대 반대 40, 기권 1표로 승인됐다. 휴회를 취소하고 16일에 문을 다시 여는 공화당 지배의 연방 상원도 즉각적으로 최종 가결할 것으로 확실시 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민주당 하원의 조치에 찬사를 보내 이번주내 상원가결 직후 서명해 시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방의회의 코로나 퇴치 지원법안에는 원천징수 되는 페이롤 택스(급여세) 면제방안을 뒤로 미루고 다른 조치들을 모두 담고 있다. 의사가 필요하다고 권고하는 모든 사람들은 무료로 코로나 감염여부를 검사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감염증상을 느끼더라도 봉급이 깎이기 때문에 병가를 내지 못하는 저임금 근로자들에게 2주간의 병가를 가더라도 봉급을 받게 하는 유급 병가 혜택을 제공하게 됐다.

그리고 코로나19에 확진된 근로자들은 본인과 가족들을 합해 3개월간 유급병가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각주정부들이 절반까지 부담하고 있는 저소득층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와 실업자들에 대한 실업수당에 대한 연방지원을 확대해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입은 저소득층을 확대지원하게 됐다. 학교 휴교로 무료급식이 어려워진 학생들과 저소득층 임산부, 어머니들에 대한 급식, 식료품, 영양지원도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 지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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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