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 이중고

의무휴업 역차별 호소

코로나19로 인해 고객 발길이 끊어져 어려움에 직면한 대형마트가 영업제한 등 유통 규제법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유통가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될때까지 한시적으로 의무휴업일과 영업제한에 대한 규제를 풀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생필품을 사려는 고객이 온라인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대명사인 대형마트는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같은 어려움이 지속되자 경제단체도 나서 대형마트에 대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코로나19 경제적 충격 극복방안' 긴급 건의안에서 "대형마트 매장 방문객이 줄어든 대신, 생필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는 만큼 현행 월 2회의 의무휴업일과 영업금지 시간(오전 0~10시)에도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라도 규제를 풀어달라"고 제안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도 최근 정부에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달라'는 요청문을 보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만 의무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을 예외로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다. 현행법상 대형마트 휴업시간에는 온라인 배송도 멈춰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대형마트 업체들은 이를 대표적인 '불합리한 규제'로 꼽아왔다. 대형 온라인 쇼핑업체는 휴일 구분없이 배송이 가능한데 유독 대형마트 업체만 온라인 배송까지 규제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법은 '대형마트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위협한다'는 점 때문에 2012년부터 시행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형마트도 온라인 유통업 공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9월 '대규모 점포 규제 효과와 정책 개선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을 위협하는 경쟁자로 꼽혔지만 이제는 온라인 쇼핑이나 슈퍼마켓이 전통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2000년대 후반 성장을 거듭하던 대형마트도 온라인쇼핑 편의점 중대형 슈퍼마켓 등 경쟁 유통업태가 성장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제는 온라인 쇼핑과 슈퍼마켓이 가파르게 성장해 전체 유통 판매액 비중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한상의가 유통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가장 위협적인 유통 업태를 묻는 질문에 대형마트는 17.5%에 그쳤고, 온라인쇼핑을 꼽은 응답자가 43%에 달했다. 이미 유통산업의 무게 중심이 온라인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업체 성장과 더불어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코로나19로 인해 대형마트가 3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부가 대형마트도 살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COVID-19)' 위기 확산" 연재기사]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정석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