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7~8월까지 장기화, 불경기 가능성' 경고 … 학교·식당·술집 폐쇄

코로나19에 녹다운되고 있는 미국이 학교 등 공공시설은 물론 민간사업장인 식당과 술집까지 강제 폐쇄돼 거의 올스톱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관광지 피셔맨즈워프에 입점해 있는 해산물 식당들이 일제히 문을 닫은 모습이 보인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6개 카운티는 700만 주민들 대상으로 이날 자택대피(shelter-at-home)명령을 내렸다. AP=연합뉴스


연준의 기준금리 1% 포인트 파격인하에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사상 최악인 3000포인트(13%) 가까이 대폭락한 가운데 각 주정부들이 공공시설은 물론 민간 사업장까지 강제로 문을 닫게 하는 초강경 폐쇄 조치를 잇따라 발동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목숨을 잃은 미국내 사망자들은 70명을, 확진자는 4100명을 넘어서며 연일 급증 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일요일인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포인트나 파격인하하고 7000억달러 규모의 돈풀기에 돌입하는 극약처방을 내렸으나 다우지수가 3000포인트 가까이 대폭락하는 검은 월요일의 신기록을 막지 못했다.

30개 초대형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2997.10포인트(12.93%) 하락한 2만188.52에 마감했다. 22.6% 낙폭을 기록한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 태스크 포스팀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주정부들과 시정부들이 학교는 물론 식당, 술집, 운동시설, 모임장소 등을 폐쇄하고 미국민들은 가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코로나19 사태가 7월이나 8월에나 끝날 수 있으며 미국경제를 불경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나친 낙관론을 포기하고 장기전 또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민들에게 10명 이상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말고 식당과 술집, 푸드코트에서의 외식을 피하며 필수적이지 않으면 여행도 가지 말라는 강화된 새 지침을 발표했다.

미 전염병 연구의 대가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이날부터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건강한 자원자 45명에게 두번씩 접종하는 한달간의 임상실험이 시작됐으나 여러 단계를 거쳐야 돼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공중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서전 제너럴인 제롬 애담스 연방공중위생국장(미 해군중장)은 "미국은 지금 공세적인 대처로 치사율을 낮춘 한국의 방향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이태리처럼 될 것인지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연방대법원은 스페인 독감이 창궐했던 1918년 이래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구두 주장을 듣는 심리를 중단했다.

30개주 이상의 공립 초·중·고등학교들이 적어도 2~3주, 길게는 한달 이상 일제히 휴교에 들어가 학생 3000만명의 등굣길이 막혀 있다.

공립도서관과 공원 등 공공시설은 물론 민간이 운영하는 시니어 노인복지센터, 어덜트 헬스케어 센터들도 모두 문을 닫아 수많은 한인 어르신들이 갈 곳을 잃어 버렸다.

게다가 각주별로 식당과 술집, 카지노들까지 폐쇄 또는 영업제한 명령이 내려져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시, 메릴랜드와 일리노이, 워싱턴주 등에선 배달(딜리버리)과 포장(테이크아웃), 드라이브 스루만 허용하고 강제로 문을 닫게 조치하고 있다.

수도 워싱턴DC와 붙어 있는 메릴랜드주는 이날부터 식당과 술집, 영화관, 체육관 등을 폐쇄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미 동부에 나란히 맞붙어 있는 뉴욕ㆍ뉴저지ㆍ코네티컷주도 공동으로 이날 오후 8시부터 3개 주의 식당과 술집, 체육관, 영화관, 카지노 등의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성당과 교회들의 주일예배는 대부분 온라인 예배로 대체됐다.

대선 캠페인도 집회유세들이 모두 취소되고 온라인 유세나 문자나 이메일 보내기로 대체됐으며 일요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후보 토론도 청중없이 진행됐고 조지아 등 일부 주지역에선 경선투표 일을 연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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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