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희 육군병영생활전문상담관

하루 400명 확진환자 상담 '진땀'

"처음 상담을 진행할 때 대부분 확진자들은 자신에게 닥친 일에 대한 우울감과 분노를 표출했지만 점진적으로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가 안심이 됐습니다. 코로나19의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는 시민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주성희(사진·6사단 직할대) 상담관은 지난 2일부터 육군의 병원생활전문상담관(이하 상담관)으로 코로나19 확진환자를 돕기 위해 대구에 파견돼 하루 평균 400여명의 확진자를 상담했다.

주성희 상담관은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으로 닥친 사상 초유의 국가적 재난 극복을 위해 군의관들과 간호장교들이 투입되는 것을 보고 상담관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지원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코로나19의 위험성 때문에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설득하고 왔다"고 말했다.

주 상담관은 "처음 대구에 도착했을 때 지역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외출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기고 거리에는 문을 연 식당도 찾기 어려워 바이러스 감염병의 위력을 실감했다.

그는 "환자들은 확진판정 초기에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대화조차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혼란한 상황이 개선되면서 의료진의 진료와 상담관들의 심리치료 등을 거치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확진자와 가족들의 심리상태가 안정을 찾아가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 상담관은 "상담 이후 즉각 조치가 이뤄지도록 도움을 받은 환자나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는 환자도 갈수록 늘어나 '여기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육군상담관들뿐만 아니라 지금 대구에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국민들이 자원해 긴박한 상황에서 헌신적인 희생을 하고 있다"며 "수많은 확진자와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에게 '힘내라 대구 경북, 힘내라 대한민국'이라는 응원메시지를 보내주는 것도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육군은 지난 2일부터 대규모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대구시에 상담관을 긴급 투입해 확진자 자가격리 대상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상담활동을 하고 있다.

육군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은 장병들의 심리상담을 위해 전문 자격을 갖춘 상담사를 선발해 부대별로 운영하고 있는 제도다. 육군이 지원을 받아 대구시에 파견한 13명의 상담관들은 대구시 통합심리지원단에 소속돼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확진자 자가격리 대상자들을 전화로 상담해 심리안정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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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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