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 교민들 댓글로 응원

현지상황 전달 정부 신뢰

정쟁보다 위기극복 강조

지난 15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영국 BBC '앤드류 마 쇼 (Andrew Marr Show)'와의 화상 연결 생방송 인터뷰 이후 재외 교민들을 중심으로 뜨거운 반응이 일고 있다. 전 세계적 위기상황 속에서 한국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최근 외신을 통해 모범사례로 알려지는 것과 맞물린 인터뷰는 순식간에 엄청난 조회수와 공유를 통해 전파되고 있다. 내일신문 유튜브에 소개된 인터뷰(https://www.youtube.com/watch?v=9AgRqcn1DWA) 영상 역시 게시 하루만에 6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댓글만 5000개 가까이 달렸다.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다는 대댓글까지 그 수는 훨씬 더 많다. 일부 국내 언론이 자화자찬 인터뷰라 비난했던 것과는 전혀 결이 다른 반응이다.

내일신문 유튜브에 소개된 강경화 장관의 영국 BBC 인터뷰 영상.

드라이브스루, 진단키트 등 외신들조차 한국형 모델을 배우려하고 하는데 국내 정치권과 일부 언론만 생트집을 잡고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대한민국 국격이 높아졌다는 격찬도 이어졌다.

강 장관은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의 품격있는 대응을 호소했고 한국사회의 경험과 대응방식이 다른 나라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희망했다.

"저희(한국)의 경험과 접근방식과 모델이 다른 나라들이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하는데 정보가 되길 바라며,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길 때 더 준비된 국제협력을 이끌어내기를 바란다"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강 장관은 인터뷰 말미에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 선언이 자칫 공포전염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 폭력에 대해 각국 정부가 책임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반응도 격하다.

"캐나다 거주하는데 한국이 정말 잘하고 있는 거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David Choi)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저에겐 장관님 마지막 말씀에 눈물 나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대한민국 국민이여서 넘 자랑스러워요."(Fj K)

"프랑스에 있는 한국인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도 신뢰 가는 정부의 대처와 행동력에 너무 한국 가고 싶지만 비행기가 없어서 못 가네요 ㅠ"(Eun Joo Lee)

"외국에 사는 사람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에 불안뿐 아니라 인종차별을 겪으면서 위축된 마음이 많았습니다. 한국의 의료 시스템과 민주주의를 세계에 자랑함과 동시에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Mijin Yoon)

영국에 살면서 누리라는 이름을 쓰는 한 교민은 자신의 블로그에 강 장관의 인터뷰 전문을 영문과 번역본으로 대조해 올리면서 "해외교민으로 살면서 이런 말을 BBC 인터뷰에서 보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불행하게도 인종차별을 할 사람들은 이 방송을 보지 않겠지만 강경화 장관의 발언은 각국 정부에 인종차별에 대한 강한 대응을 촉구하는 것이기에 한국정부에 더 신뢰가 가고 안심이 된다"고 전했다.

PEARLKITE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교민이 현지상황과 비교하며 장문의 댓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한 초기 대응이 미흡했을 수 있지만 그 이후 과정을 지켜보면서 한국의 높은 의료시스템과 투명한 정보공개, 한국정부의 대처방식이 유럽 선진국들이나 미국보다 훨씬 우수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아이러니한 것은 아시아권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사태를 지켜보면서 그동안 조치를 취할 시간을 벌었을 유럽권, 그리고 소위 천조국이라 불리는 미국은 지금 현재 한국 정권에 반도 못 따라 가는 대응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세계 제일의 도시 뉴욕에서도 응급실에서 제대로 된 키트하나 구하기 어려웠고, 결함투성이였으며 타 지역에도 수백명을 뒤로하고 있는 의사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제대로 된 키트는 물론 도구도 구비하지도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잘못한 점은 언제나 그래왔듯 날카롭게 지적하고 비판하여야 하지만 이번 사태에 훌륭한 의료진과 정부의 협력이 분명 빛을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6일자 재외한인신문 '월드코리안'에 실린 김동수(미국내과 전문의·미주민주참여포럼 KAPAC이사장)씨의 기고문은 인상적이다.

그는 "시간을 다투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모습은 숨에 찰 정도다"면서 "LA뿐만 아니라 미국 전 지역이 비슷하다. 대통령과 백악관 정부, 의회, 주정부, 시와 학교, 교회가 일사불란하게 하나가 되어 협조하며 이 전염병과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막고, 이를 실천하려는 공공의식 때문이라고 본다. 그리고 누구를 비판하는 것은 아주 적다. 특히 이것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금기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물론 미국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진단키트를 많이 빨리 준비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면서 "그러나 그런 문제를 비판하는데 시간을 쓰는 것보다는 전염을 막기 위해 정책을 세우고 거기에 따르는 모습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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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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