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 잘못해 대전에 불똥

인천 국제기구에서도 확진

인천공항검역소에서 검체 채취만 하고 귀가시킨 입국자가 대전에서 확진판정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17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30세 남성은 의심증상이 있어 공항검역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규정상 검역소에 격리됐어야 하는데, 검역소측은 "집에서 격리하라"며 그를 보냈다. 이 남성은 인천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이동한 뒤 택시로 유성 누나 집에 도착했다. 이 남성은 18일 오후 늦게야 확진 통보를 받고 충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남성은 지난달 5일부터 프랑스와 영국 스페인 독일을 여행하고 귀국했다. 유럽에 있던 지난 2일부터 증상이 나타났다.

이 일로 대전시가 바빠졌다. 함께 버스를 탄 승객과 택시기사를 찾고 있다. 인적사항이 확인되는 대로 자가격리할 방침이다. 이 남성은 다행히 미리 누나에게 검사 사실을 알려 집을 비우게 해 밀접접촉 가족은 없다. 이 남성은 공항검역소에서 검사를 받은 탓에 인천공항검역소 확진자로 분류됐다.

대전시 관계자는 "시에 의심증상 시민이 있다고 통보했으면 우리가 구급차를 보냈을 것"이라며 "선행조치를 해야 하는데 지역으로 불덩이를 내던진 격"이라고 발끈했다. 공항검역소 측은 항의하는 대전시에 "격리실이 다 차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인천의 국제기구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 확진자는 인천 송도에 사무국이 있는 녹색기후기금(GCF)에서 일하는 캐나다인 50세 남성으로, 18일 1차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다행이 GCF 사무국은 최소인력 20여명만 남기고 모두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 밀접접촉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CF는 4월 3일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한 상태다. GCF 직원은 외국인 342명과 한국인 67명 등 409명이다. GCF와 같은 건물을 쓰는 다른 국제기구들도 대부분 재택근무 중이다. 유엔 재해위험경감 동북아사무소는 30일까지 전 직원 9명이 재택근무 중이다. 유엔 아태정보통신교육원은 직원 13명 중 한국인 2명만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 이 건물에 입주해 있는 나머지 10개 국제기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건물은 인천경제청과 13개 국제기구가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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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윤여운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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