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원자재 가격하락, 전기수요 감소 원인한전 전력구입비 줄어, 전기요금 인상 주춤

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폭락 등으로 발전(發電)단가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의 전력구입비 부담도 감소해 경영회복이 기대되는 한편 전기요금 인상 논의는 주춤해질 전망이다. 24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올 1~2월 전력구입비는 4조43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5조3002억원보다 8700억원 줄었다. 16.4% 감소한 수치다.

전력구입량도 지난해 1~2월 94,597,082MWh에서 올해 같은기간 92,235,983MWh로 2,361,099MWh 감소했다. 한전의 전력구입량 감소는 전력소비가 줄었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정용 전력수요가 줄어든데다 자동차 등 일부 기업들의 공장가동이 중단됐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한전의 전력구입비 감소는 전력소비 위축 외에 전력 구입단가 인하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전의 전력 구입단가(에너지원별 평균)는 지난해 1월 kWh당 111.82원, 2월 104.18원에서 올해 각각 99.83원, 91.68원으로 내려갔다.

한전 전력구입비에 영향을 미치는 발전원별 구입단가도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올 2월 유류단가만 전년대비 인상됐으나 3월 들어 유가가 급락함에 따라 이 역시 감소세로 전환됐을 것으로 보인다.

발전원별 구입단가는 유연탄, 우라늄 등 발전에 쓰이는 광물가격 인하와 국제유가 하락에 기인한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3월 둘째주 유연탄 가격은 전주보다 0.9% 인하된 톤당 65.42달러에 거래됐으며 우라늄 가격은 파운드당 24.58달러로 1.0%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올 1월 6일 배럴당 68.28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후 23일(현지시간) 24.60달러로 폭락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유가와 연동돼 가격이 책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유가는 코로나19 확산과 산유국연합체 OPEC+의 감산합의 실패로 당분간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발전단가 하락은 한국전력의 전력구입비 부담 감소로 이어져 경영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한전은 지난해 연료구입비로 36조5000억원을 지출해 1조356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전기요금 인상 여론은 수면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한전의 적자폭이 커지면서 전기요금 현실화 목소리가 설득력있게 제기됐으나 발전단가 인하로 그 부분이 완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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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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