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경제 국제공조' 이뤄질까

'방역 모범국' 한국 협조 요청 이어질 듯

기업인 활동 보장 방안도 논의 전망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주요20개국(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가 26일 열린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협력과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동 대응방안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G20 정상회의가 26일 화상으로 개최된다.

문 대통령, 미 대통령과 통화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문 대통령은 24일 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자 겸 부총리 및 국방장관과 정상통화를 하면서 "전세계가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에 처해 있어 공조가 절실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우디의 신속한 대응으로 모레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가 개최된다"며 회의 개최 사실을 공식화했다.

이번에 열리는 G20 정상간 화상회의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하면서 'G20 차원에서의 특별 화상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대응을 위한 회원국간 공조방안이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모하메드 사우디 왕세자는 24일 문 대통령과 통화에서 G20 회의 의제로 △보건적인 면에서 어떻게 코로나바이러스를 통제할 것인지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에 끼친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코로나바이러스가 정치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세계 무역 교류를 어떻게 용이하게 할지 등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G20 정상회의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열리는 것인데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역할이 관심을 모은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모하메드 사우디 왕세자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과 잇따라 통화하며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 제안으로 이뤄진 정상통화에서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는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정상들의 단합된 메시지 발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통화에서도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의 단합되고 일치된 메시지가 세계에 발신되어야 한다"며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국제 협력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G20 정상회의에선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에 대한 협조 요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문 대통령에게는 방역 협조를 구하는 정상들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한미 정상통화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의료장비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국내 여유분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또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성공에 축하한다"며 "G20 회의에서 한국의 혁신적인 코로나바이러스 퇴치운동과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을 배우겠다"고 했다.

지난 20일 한·스웨덴 정상통화에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한국 정부가 많은 검사를 실시하는 등 코로나19에 강력 대응해 나가고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했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한국이 취하는 조치의 우수성과 그 방식을 배우고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며 협조를 구한 바 있다. UAE는 정상간 통화 이후 코로나 진단키트 5만1000개를 긴급 수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주요 정상들과 통화에서 코로나19 방역 대응 과정에서 한국이 축적한 경험과 임상데이터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요구해온 기업인의 활동 보장을 위한 협력방안이 도출될 지도 관심사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입국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기업인에 대해선 예외적인 입국허용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기해왔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세계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각국의 방역 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무역 활성화와 기업인의 활동 보장 등 국제 협력 방안이 (G20 회의에서) 심도 있게 협의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공감을 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G20 화상회의를 제안한 것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과 위기에 대응하려면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며 "이번 회의에서는 기업인의 활동을 보장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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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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