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4만명 졸업, 역대 최대

코로나에 봄철채용 사라져

"공공 채용으로 40% 흡수"

코로나19 영향으로 대학 졸업생들이 구직활동을 하지도 못한 채 3월 한달을 보내게 되자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대학 졸업생의 채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민간 기업의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유기업에서 구직자들을 최대한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26일 중국매체 제일재경은 "3~4월은 대학생 채용 시즌인데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변수가 생겼다"면서 "중국 정부가 874만명의 대학 졸업생의 구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원 정원 확대와 공공기관 채용 확대에 이어 국유기업도 채용을 늘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2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한 공장의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취업 분야를 담당하는 후춘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전염병 등의 요인으로 인해 올해 고용 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복잡해져 '안정적 취업'의 책임이 더 막중해졌다고 밝혔다.

유쥔 인력자원부 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대학졸업생이 사상 최고치인 874만명을 기록했으며 기졸업자 중 취업하지 않은 이들을 더 하면 취업문은 더 좁다면서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대학생 인턴 구직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알선 사이트 '즈롄'이 최근 발표한 2020년 대학졸업생 2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10명 중 4명이 취업 제안을 받았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p 낮은 수치다.

4년제 대학에 비해 2~3년제 전문대 졸업생들의 취업문은 더 좁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체 졸업생의 취업 비율은 14%였지만 올해는 10%에 불과했다. 이중 4년제 주요대학 졸업생의 취업 비율은 15%였고 전문대는 9%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대졸자의 50% 이상이 취업난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자의 51%가 올해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설상가상이 됐다고 인식했으며 41%는 어려움은 있지만 받아들일 만하다고 답했다.

중국 수도경제무역대학 중국신취업형태연구센터 장청강 주임은 "올해 코로나로 인해 대학 졸업생의 봄철 채용이 영향을 받았고, 현재 취업률은 작년보다 낮으며 늦게 취업하는 비율은 더욱 늘어났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공공기관 및 국유기업의 채용 확대는 대학 졸업생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장 중국행정체제개혁연구회 부회장은 "대학생 취업은 주로 시장에 의존했고 민간기업이 주축이었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유동성이 현저히 떨어져 시장에서 대학생 고용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고용 흡수를 통해 시장에 신뢰를 불어넣어주는 것은 당연하며, 국유기업, 공공기관, 정부기관 등이 다함께 대학생 채용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석유화학은 23일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당위원회가 시행한 국유기업 '코로나 안정화 및 일자리 확대' 정책에 따라 대학졸업생 3500명을 추가 채용한다고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석유화학이 한 해에 두 차례 졸업생을 채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연간 채용인원이 1만명을 넘어 2019년의 2.3배에 이른다.

중국석유화학 외에도 앞으로 더 많은 국유기업이 졸업생 채용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장 부회장은 "국유기업이 흡수하는 인원은 대졸자의 25%인 약 200만명 선이고, 공공기관까지 더하면 40%인 300만~400만명에 이를 수 있다"면서 "이 정도 수치면 올해 졸업자는 물론이고 기졸업자의 취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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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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