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후 승객 대부분 유흥·여가 … 탑승객 40% 급감, 1칸당 평균 6.4명

서울시가 4월 1일부터 자정 이후 지하철 운행을 중단한다. 자정 이후 탑승객이 크게 줄어든데다 승객 대부분이 유흥·여가 목적이라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위배된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강도 높은 거리두기 실천 차원에서 다음달 1일 자정(2일 오전 12시)부터 1~9호선, 우이신설선 등 전 지하철 심야 운행을 중단한다고 30일 밝혔다.

시 조사 결과 심야열차 이용 승객 대부분은 유흥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홍대입구 건대입구 사당 합정 등 대학가·유흥·오락시설 밀집지역에 이용객이 몰렸다. 이 가운데업무통행 같은 필수 이동 추정비율(주 2회 이상 반복 이용)은 오후 11시 이후 11.3%, 자정 이후 7.4%에 불과했다. 반면 여가·유흥으로 추정되는 비율(1회성 이용)은 오후 11시 이후 88.7%, 자정 이후 92.6%를 차지했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자가격리 수칙 위반이 늘고 클럽·콜라텍 등 유흥가 방문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감염병 확산 우려가 커지는 만큼 지하철 이용 자체에 물리적 제한을 두겠다는 조치다.

이용객 감소도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이 됐다. 해당 시간 탑승객이 실제 급감했기 때문이다. 선·후불카드, 일회권, 정기권 등 교통카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하철 이용 현황과 승객 이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심각단계가 발령된 지난달 23일 이후 일주일간 이용객은 지난해 대비 40.5% 감소했다. 특히 오전 12시 이후 심야시간대 탑승객은 1칸당 평균 6.4명에 불과했다. 5호선을 제외한 1~8호선 전체가 평균 한자릿수 탑승률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외출이 줄고 좌석을 가능한 멀리 떨어져 앉는 것도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다.

시는 유흥객 이용은 줄여도 교통불편은 빚어지지 않도록 기존 심야 버스와 택시는 동일하게 운영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늘어나는 해외 유입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수송대책을 가동하기로 했다. 해외입국자 전원을 공항버스로 격리, 운송한다.

이를 위해 공항버스 임시 노선이 가동된다. 해외 입국자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서울시 전역을 8개 권역으로 구분, 8개 임시노선을 마련했다. 노선별 최소 1일 3회씩 총 24회를 운행한다. 이용 수요 및 비행 스케줄 등을 분석해 운행 계획을 수립하되 수요가 많을 경우 증차를 추진한다.

해외 입국자와 시민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공항버스 하차 장소도 일괄 지정한다. 특별 임시 노선은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며 하차는 25개 자치구 청과 보건소 주변 등 각 자치구가 정한 1곳으로 한정했다. 입국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게 하는 대신, 거주지로 이동할 때까지 대기할 수 있는 편의 시설을 운영할 예정이다.

입국자들은 하차 이후에도 개인 승용차 등으로 주거지까지 격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국내 연고자가 있는 경우 개인 승용차를, 연고자가 없는 경우에는 자치구에서 제공하는 지정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공항버스 운전기사는 방호복과 고글 등 장비를 착용하며 수송 차량은 목적지 하차 후 공항으로 돌아오는 즉시 항공기 수준의 전면 소독을 실시한다. 운전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역시간 동안 이들에게 휴식 시간이 제공된다.

해외 입국자 특별수송에 참여한 공항버스 운수업체는 운송비용을 보전받는다. 운전기사와 차량 방역 비용도 지원하게 된다. 재난기금이 특별운송대책에 필요한 재원으로 쓰이게 된다.

시는 지난 27일 국토부와 중대본으로부터 해외입국 자가격리자 국내 이동 관련 교통편 협조요청을 받고 28~29일 2일동안 이동수요가 많은 6개 노선을 선정, 특별수송을 시범 운영했다. 임시 시행 첫날 이용자 수는 89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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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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