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대서양에 떠 있어 … 6월까지 230명 귀국해야

참치와 오징어 등을 잡기 위해 태평양과 대서양에서 조업 중인 원양어선원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귀국할 길이 끊겨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일 한국원양산업협회와 원양산업노조에 따르면 이달부터 6월까지 승선계약기간이 끝나고 돌아와야 하는 선원은 7개사 230여명에 달한다.

한국선원 50여명과 외국선원 180여명이다.

이성재 원양산업협회 회원지원부장은 "회원사들을 조사한 결과 4월 49명(한국 1, 외국 48) 5월 35명(한국 18, 외국 17) 6월 150명(한국 31, 외국 119)의 선원이 승선 계약이나 조업이 끝나 배에서 내려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들이 배에서 내려 한국이나 본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거쳐야 하는 연안국들이 코로나19로 항만을 폐쇄하고 있어 귀국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참치잡이를 하는 선망어선의 경우 태평양에서 계속 조업을 하고 교대를 해야 하는 선원들은 참치운반선을 타고 조업지 인근의 연안국에 들어가 비행기로 귀국한다. 하지만 연안국 항만이 막혀 길이 봉쇄된 상태다.

참치잡이 배 중 크기가 작은 연승어선은 운반선이 따로 없어 한 번 출어하면 1년 6개월 정도 계속 조업을 하고 배가 귀국하면서 한꺼번에 교대하지만 중간중간 소수 인원을 교대하고 있다.

조업 중 만선이 돼 해상에서 다른 배로 고기를 옮길 때를 이용한다. 오징어잡이를 하는 채낚기어선은 3~5월 어기가 끝나고 6월 한꺼번에 돌아와야 하는데 여기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염경두 원양산업노조 위원장은 "연안국을 통해 들어오는 길이 막혀 있어 교대해야 할 선원이 들어오려면 본선이 한국에 들어와서 내려주고 가야하는 상황인데 그렇게 하면 조업기간을 만회하기 어렵고 오가는 비용도 커 선사들이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칠고 먼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하며 외화를 벌어들인 원양산업은 한때 중요한 수출산업이었지만 최근 사양산업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장기간 가족과 떨어져서 배 안에서 일하고 생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선원을 구하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일을 마치고 귀국해야 할 때 돌아오지도 못하면 선원구인난과 원양산업 쇠퇴 흐름은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신현애 원양산업협회 해외협력1부장은 "정부가 전세기를 투입해 해외에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을 귀국시키고 있는데 원양어선원은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할지 아니면 한 명이라도 데려오겠다고 할지 판단할 때"라며 "결국 원양어선원을 어떻게 대하느냐 하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작은 섬나라들인 연안국들이 검역을 중시하며 항만을 봉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귀국해야 할 선원 숫자, 날짜 등 구체적인 사례별로 연안국들과 협의해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COVID-19)' 비상" 연재기사]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정연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