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병원 마스크 부족 현상 심각

5000장 UCLA대학병원에 주중 전달

미국의 한인 동포들이 코로나19 환자를 최일선에서 치료하는 미 현지 의료인을 돕기 위한 마스크 보내기 운동을 시작했다.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 최광철)은 미주 지역 한인들의 성금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인증한 N95 마스크를 구매해 캘리포니아의 대형 병원들에 보낼 예정이다. 주로 의료진이 쓰는 N95 마스크는 바이러스를 95% 차단할 수 있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감염 환자들로 인해 미국 내 병원들은 마스크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롱스의 한 병원 간호사들이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필요한 N95 마스크 등 부족한 의료장비 지급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뉴욕 등 미국의 각 주정부들이 병상확보와 더불어 의료장비 공급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미국 병원 최일선의 의료진들은 마스크 장갑 가운 글라스 등 기본적인 개인보호장비(PPE: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부족으로 감염의 곤경에 처해 있다.

지난 3월말 스탠포드 대학병원 의료진들이 개인보호장비 기부를 호소하는 가두캠페인을 벌인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UCLA 대학병원 간호사들이 개인보호장비의 공급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미주민주참여포럼은 'Support for COVID-19 First Responders(코로나바이러스 최전선의 의료인들을 도와주세요)'란 슬로건 아래 한인 동포들이 비상용으로 소지하고 있는 의료용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를 모아 현지 병원 의료진에게 보내는 긴급행동에 돌입했다.

이 단체는 지난달 27일부터 의료진을 위한 마스크 보내기 운동의 필요성을 홍보하며 미국 각 지역 한인회, 민주평통, 한인 경제단체 및 종교단체 등 미주동포들에게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회원들과 미주 동포들의 모금으로 CDC, NIOSH(미국 산업 안전 보건 연구소) 공인 마스크를 구매하는 한편, 비상용으로 가정과 직장에 보유하고 있던 N95, KN95 및 의료용 마스크 등을 기부받아 각 지역 병원으로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4월 말까지를 1차 기한을 정한 미주민주참여포럼은 5일(현지시간) 현재 2만4000달러(약 3000만원)를 모금했다. 구매한 마스크 5000장을 UCLA 대학병원에 이번 주 중 전달할 예정이다. 미주 동포들의 참여가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추가 모금을 통해 뉴욕 시애틀 등 상황이 심각한 병원에 전달할 예정이다.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 대표는 "현재 품질이 보장된 N95마스크 구매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기본 의료장비 공급 부족으로 난관에 봉착한 미 의료진들을 시기적절하게 돕는 것은 의미가 각별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러한 운동이 미국인들 마음을 움직여 미주 한인동포에 대한 이미지 격상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Korean American Public Action Committee)은 지난 수년간 북미이산가족 상봉, 한국전 종전선언, 개성공단재개, 입양아 시민권 법안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성공과 동포 권익 향상 및 인권 향상 운동 등 비영리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재미 한인들의 비영리 평화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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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