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두 자급률은 20%에도 못 미쳐

"미국 대두 생산 차질에 대비해야"

'곡물사재기'로 가격 폭등 우려돼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식량안보 이슈가 부상하는 가운데 중국 매체도 자국의 식량 수급 문제를 진단하는 기사를 실었다.

6일 21세기경제보도는 지난해 중국의 식량 생산량과 비축량은 사상 최고 수준에 있으며 식량안보 상에 문제는 없다고 보도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으로 곡물 생산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곡물 사재기 등으로 인한 가격 폭등 리스크에 대해서는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9년 전국 곡물 총생산량은 6억6384만톤으로 2018년보다 0.9%(594만톤)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식량 생산량은 계속해서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식량 수요는 최근 몇년 동안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생산량은 밀 1억3359만톤, 쌀 2억960만톤, 옥수수 2억6077만톤이었으며 소비량은 밀 1억2350만톤, 쌀 1억9410만톤, 옥수수 2억7795만톤이었다. 수입량은 밀 349만톤, 쌀 255만톤, 옥수수 479만톤에 불과했다. 사료용 옥수수를 제외하고 주요 식량인 밀과 쌀은 다년간 자급자족해오고 있는 것.

쌀 소비량 1.94억톤 중 식용 소비는 약 1.58억톤으로, 전년 대비 50만톤 줄었다. 밀 소비는 감자 등 대체 식품의 영향으로 2019년 소비량이 1.24억톤으로, 전년 대비 532만톤(4.3%) 줄었다. 이 가운데 식용 소비는 9230만톤으로 전년보다 50만톤 감소했다.

2019년 말 기준 비축량을 보면 밀 1.01억톤, 쌀 1.75억톤, 옥수수 1.23억톤이며, 비축량 대비 소비량 비율은 밀 91.1%, 쌀 86.2%, 옥수수 39.9%였다. 이는 밀과 쌀 비축량이 1년 수요 수준에 가깝다는 뜻이다.

옥수수는 2019년 2.78억톤의 소비량 중 사료용으로 63%가 쓰였고 식용으로 6%, 공업용으로 30%가 사용됐다.

청궈창 통지대 경제경영대학원 교수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작년 옥수수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조금 작은데 이는 '비축'을 위한 것이었으며, 수입량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도 되지 않는다"면서 "옥수수는 전세계 식량 생산과 무역에서 받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년간 옥수수 수요 증가는 주로 대체에너지 등 화학산업에 사용되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인데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이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옥수수의 수요공급 불균형 상황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몇년 동안 옥수수 비축량을 줄이고 있는 중이다. 옥수수 비축량은 최고치인 2.5억톤 수준에서 현재 1.2억톤 정도로 줄었다.

신문은 밀, 쌀, 옥수수 등의 주요 작물에 수급에는 큰 문제는 없다고 진단하면서도 대외의존도가 높은 대두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대두는 중국의 주요 식량작물 중 대외의존도가 가장 높은 품목이다. 2019년 중국의 대두 소비량은 약 1.05억톤인데 연간 대두 생산량은 1810만톤이며 수입량이 8700만톤을 넘어 자급률이 20%에도 못 미친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매년 2분기부터 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대두를 수입한다. 통계에 따르면 3월 브라질 대두의 중국 선적량은 사상 최고치로 3월 30일 현재 926만톤에 달했으며 5월에는 890만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중국내 대두 공급이 조금 부족해 가격도 상승했지만 향후 몇 개월 내에 대두 공급은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대두 수입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미국 대두 생산이 코로나19로 차질을 빚게 되느냐에 달렸다.

미국은 5~6월이면 대두 파종을 하고 9~10월에 수확한다. 2017년 이전에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해온 대두 양은 전체 수입량의 약 40%를 차지했고 최근 몇 년 간은 약 2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교통은행 금융연구센터 리우쉐즈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아직 변곡점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코로나19가 농촌 지역으로 번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이번 파종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대두 생산이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의 착유(기름짜기) 산업, 양돈 산업 등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하며 "대두와 그 대체 작물의 봄철 파종 면적을 넓히고 국제적으로 코로나 방역 협력을 활성화해 식량 생산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궈창 교수는 "대두 등 주요 농산물을 비롯해 코로나19가 촉발시킬 수 있는 곡물 사재기로 인한 식량 위기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대두 등의 작물의 잠재적 위험에 대해 사전 준비하고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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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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