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도 감소 … 17일 통계청 고용 동향 발표 주목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9000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월 실업급여 지급액 9000억원 '역대 최대'│코로나19 여파로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 기록을 넘었다. 13일 고용노동부의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89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달 6397억원보다 2585억(40.4%) 급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상담 창구.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3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898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동월(6397억원)에 비해 2585억원(40.4%) 증가한 것이다. 역대 최대 기록(7819억원)이었던 지난 2월 지급액을 다시 경신한 것이다. 구직급여는 정부가 실업자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한다. 조기 재취업 수당 등과 함께 실업급여에 포함된다. 금액으로는 실업급여 중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정 기간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영업자,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등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12만5000명)에 비해 3만1000명(24.8%)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3만6000명) 이후 11년 만에 최대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업(7600명), 여행업을 포함한 사업서비스업(4100명), 개인병원 등 보건·복지업(3900명) 등 코로나19 피해가 큰 업종들이다.

지난달 구직급여 수급자는 60만8000명으로 지난해(50만6000명)에 비해 10만2000명(20.2%) 증가했다. 구직급여 수급자도 역대 최대 규모다. 1인당 평균 수급액은 147만7000원이었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대폭 증가한 데는 신규 신청자 증가가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대부분은 구직급여 지급 기간 연장과 지급액 상향 조정 등 생계 보장 기능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375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25만3000명(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 폭으로는 카드사 부실로 신용불량자가 급증했던 '카드 대란' 시기인 2004년 5월(23만7000명) 이후 가장 낮았다.

고용보험 가입자 월별 증가 폭이 30만명을 밑돈 것도 2018년 3월 이후 2년 만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가입자가 354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1000명(0.9%) 감소했다.

제조업 감소는 7개월째이며 그 폭도 계속 커지고 있다.

서비스업은 935만8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27만3000명(3.0%) 증가했다. 하지만 1∼2월 증가 폭이 약 4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줄었다. 보건·복지업, 숙박·음식업, 교육서비스업 등의 가입자 증가 폭도 줄었다.

숙박업의 경우 고용보험 가입자가 1500명 줄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5인 미만 사업장의 가입자 증가 폭(4만9000명)이 2월(8만4000명)보다 크게 떨어졌다.

5∼29인 사업장의 증가 폭(5만3000명)도 2월(8만8000명)보다 훨씬 낮았다. 소규모 사업장부터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3월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는 69만명으로 지난해 동월(79만8000명)보다 10만8000명(13.5%) 감소했다. 이에 반해 고용보험 자격 상실자는 72만6000명으로 2만4000명(3.4%)증가했다. 임 차관은 "상실자 증가보다 취득자 감소가 많다는 것은 기업이 휴업·휴직을 통해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면서 신규 채용을 축소·연기하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신규 채용 축소·연기는 청년층의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증감을 연령대별로 보면 29세 이하와 30대에서 각각 1만7000명, 4만2000명 감소했고 나머지 연령대는 증가했다.

한편 고용부가 이날 발표한 통계치는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전반적으로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먼저 피해를 본 자영업자, 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등이 대부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임 차관은 "코로나19가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고용보험 가입자보다는 일용직, 특고 등 미가입자와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용부 안팎에서는 통계청이 17일 발표할 3월 고용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통계청 고용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뿐 아니라 자영업자를 포함한 모든 취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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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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