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서 확진자 발생

극지연구소 보급 연기

코로나19가 남극 과학기지를 위협하고 있다. 1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종과학기지로 가는 관문도시인 칠레 푼타아레나스에서 지난달 초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세종과학기지로 가는 길목까지 코로나19가 퍼진 것이다.

해수부와 극지연구소는 이후 세종과학기지를 포함 남·북극 과학기지에 코로나19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 대응에 들어갔다.

양 기관은 3월부터 남극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에 모든 외부인 방문을 통제하고, 주변 기지와의 접촉도 전면 금지했다.

방역복 마스크 소독제와 같은 방역용품도 충분히 갖춰 확진자가 생기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세종과학기지는 4월 예정이던 보급 일정도 9월 이후로 연기했다. 장보고기지는 쇄빙연구선 아리온호가 뉴질랜드를 거쳐 보급활동을 해왔지만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기지 대원과 아라온호 승무원 간 접촉없이 화물 하역작업을 실시했다.

아라온호에서는 지난 2월에 예정됐던 연구원과 승무원 교대 승선이 취소됐고 기존 승선인원이 계속 업무를 하고 있다.

아라온호는 기항 중 감염을 막기 위해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예정됐던 뉴질랜드 정박을 이틀(9~10일) 만에 마치고 한국으로 귀환 중이다.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군도에 위치한 북극 다산과학기지도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하계연구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다산기지는 바이러스 확산 추이를 보면서 하반기 연구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극지활동을 하는 국가들도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북극과학최고회의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남극연구 분야의 가장 큰 학술회의인 남극연구위원회는 오는 7월 호주 호바트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유은원 해수부 해양개발과장은 "극지는 고립돼 있어 코로나19로부터 비교적 안전할 수도 있지만 한 명이라도 감염되면 위험상황에 이를 수 있다"며 "극지를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지켜내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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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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