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 카드업권 분석 보고서

코로나19 장기화시 자산 부실 위험도

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카드업계도 결제 실적이 줄어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중·저신용자의 부채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카드사의 자산건전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내놓은 KIS 스페셜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 2월 일평균 카드 이용실적은 1조6331억원으로, 2019년 2월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전월 대비 일평균 이용실적은 5.3% 감소하면서 월 실적 감소폭은 더 커졌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2월 중하순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확산된 점으로 볼 때 약 1주일간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폭이 크게 축소되고, 월간 하락폭이 확대된 것"이라면서 "경상적인 카드이용실적 증가율, 월간 하락폭 수준, 2월 중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기간이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코로나19가 온전히 반영될 경우의 연간 카드이용실적 감소율은 15~20%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 수준의 위축된 소비지출이 5월까지(3개월 간) 지속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연간 카드이용실적이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카드 이용실적 감소에 따른 카드사 영업이익 감소폭은 1043억~2883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9년 전업카드사 영업이익 1조9871억원의 5.2~14.5% 수준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경기침체 시 부도율(PD), 부도 시 손실률(LGD)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이와 상관관계가 높은 자산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카드대출은 주로 중·저신용자로 구성돼 있으며, 손쉬운 대출 특성으로 다중채무자가 많아 경기 전반에 강한 충격이 나타날 경우 부도율(PD)이 빠르게 상승할 위험이 있다"면서 "주택담보대출, 자동차할부금융 등을 취급하는 은행, 캐피탈사와 달리 카드대출은 담보가 존재하지 않는 신용대출이다. 상대적으로 회수가 어려워 부도 시 손실률(LGD)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19년 12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고위험 카드대출 잔액은 6.5조원이었다. 이는 전체 카드대출(현금서비스, 카드론, 대출성 리볼빙)의 18.1%이며 자기자본 26.3조원의 약 25%를 차지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업률 상승, 자영업자 폐업 등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경우 고위험 카드대출의 부실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으며, 카드사의 자본적정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회사별로는 신한카드, 롯데카드가 경쟁 업체 대비 고위험 카드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자기자본 보유 수준(신종자본증권 제외)과 대손충당금 적립액 등을 감안한 부실완충력은 우리, 하나, 롯데카드가 상위 등급 카드사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 3개사는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감안한 고위험 카드대출 잔액이 자기자본의 20%를 상회해 상대적으로 위험 노출도가 높다.

한편 자금시장이 경색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위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진단됐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3월 중순경 달러는 물론 원화 채권시장도 냉각됐고 카드사의 유동성 위험이 대두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수신기능이 없는 여전사의 특성상 영업을 위한 자금 대부분을 기업어음, 회사채 등 외부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카드사가 보유한 유동성 수준과 영업현금흐름, 채권안정펀드 등 시스템적 지원 등을 감안할 때 유동성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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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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