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

대구는 '마스크 의무화' 행정명령

서울·인천도 생활방역 전환 신중

정부가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지만 지자체들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 방침보다 조금 더 강한' 대응이 코로나19 방역의 기준이 되고 있다.

제주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달 30일부터 5일까지 황금연휴기간 관광객이 20만명이나 다녀간 만큼 바이러스 잠복기인 2주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종전 방침대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어가도록 행정명령을 유지했다. 회식이나 모임 외출 등을 자제하도록 했고, 공공시설·체육시설 개방 여부도 2주 후에 결정하기로 했다. 특히 제주의 관문인 공항과 항만 방역은 이전보다 더 강화할 계획이다.

떠나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제주공항 | 어린이날이자 지난달 30일부터 시작한 황금연휴 마지막 날인 5일 연휴를 마친 많은 관광객이 제주국제공항에서 제주 출발 항공편을 수속하고 있다. 제주 연합뉴스


대구시는 아예 생활방역으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마스크 쓰기가 의무화되고 고3을 제외한 학교 등교수업 연기도 검토하기로 하는 등 오히려 더 강력한 방역대책을 내놨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5일 특별담화를 통해 "현재 대구의 코로나19 상황은 전국적인 상황과는 달리 안심하고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 없다"며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다중이 이용하는 교통수단과 공공시설을 이용할 경우 마스크 쓰기 의무화를 행정명령으로 발동한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또 "1주일간의 홍보·계도 기간을 거쳐 고3 등교수업이 시작되는 13일부터 시행하며, 마스크 쓰기 의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물리거나 감염병예방관리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대구시는 공연장 도서관 등 실내 공공시설 휴관을 19일까지 2주 더 연장한다. 축구장 테니스장 등 실외 체육시설도 오는 13일부터 개방한다.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 생활복지시설은 휴관을 2주 더 연장한다.

대구시는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되는 등교수업도 자체 방침을 정해 연기를 검토 중이다. 어린이집은 5월 말까지 휴원을 연장하고 신천지교회는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시설폐쇄 명령을 유지한다. 권 시장은 "대구는 대한민국 코로나19 확진자의 63.5%가 발생했을 정도로 대유행을 겪었고 완치 후 재양성자가 다수 발생했으며 아직도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확진자들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은 일상으로의 성급한 복귀보다 더 철저한 방역에 무게 중심을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들은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방침을 따르면서도 정부보다 한 발짝 더 강화된 세부 방역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서울시는 지속적 생활방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생활방역 중심은 '아프면 바로 병원으로'다. 서울형 사례정의로 이름 붙인 조치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의심증상으로 선별 진료를 원하는 시민 누구나 즉시 상담과 진료를 통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공공시설 개방은 점진적으로 실시한다. 정원 50% 우선 개방, 문화시설 사전예약제 등 추이를 관찰하며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시도 분야별 세부 방역지침을 마련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나섰다. 우선 요양원 등 집단생활시설에 대한 공무원 1대 1 책임전담제를 시행하는 등 코호트격리에 준한 대응을 이어가기로 했다. PC방·노래방·종교시설·도서관 등의 전면개방 시기는 6월 1일로 연기했다. 실내 체육시설은 오는 18일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행사나 축제는 여전히 연기 또는 취소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공항·항만이 위치한 특성을 고려해 현재 정부 방침보다 높은 수준의 방역지침을 유지하고 있다. 요양시설·학교·의료기관·해외입국자 등을 대상으로 한 진단검사도 하루 500건씩 실시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들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경기 수원시는 '해외입국자 안심숙소'를 감염병 종식 때까지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해외입국자 안심숙소는 해외입국자가 자택에 자가격리될 경우 가족이 저렴하게 호텔을 이용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수원시가 국내 최초로 도입해 전국 모델이 됐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생활방역 전환 요구가 높지만 여전히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시민들이 긴장감을 늦추지 않도록 방역 계획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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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최세호 이제형 곽태영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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