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코로나19 대재앙으로 인한 불경기는 현재 진행 중이고 여전히 악화되고 있다.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가 7만9000명, 확진자는 131만명을 넘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맞춰졌던 방역과 치료에서 대공황 이래 최악의 불경기를 최단시일 안에 끝내려는 재개방으로 전환하고 있다.

5월 들어 시작됐던 미국 재개방 움직임은 이제 미 전역 43개주에서 부분 재개방에 돌입했다. 재개방을 더욱 촉진시켜 미국을 조속히 정상화시키는데 필수적인 대규모 항체 테스트 체계가 구축되고 있어 중대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트럼프 "코로나19 미국 사망자 9만5000명 이상 될수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가 9만5000명이나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하루에 수백만명씩 항원항체 테스트를 실시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으나 몸속에서 싸워 이겨 항체까지 생긴 사람들을 가려낼 수 있다. 이들은 보다 안심하고 일상에 복귀할 수 있어 미국 재개방을 획기적으로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코로나19 대재앙을 극복하는 동시에 최악의 불경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주지사들 위험한 재개방에 승부수 = 5월 들어 시작된 미국 재개방은 5월 10일을 전후해 50개주 가운데 다수인 43개주가 부분 재개방에 돌입했다. 재개방 폭에 큰 차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권한을 일임받은 주지사들이 이제는 언제 어느 업종부터 어떻게 재개시킬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

5월 들어 조지아, 플로리다, 텍사스 등 공화당 보수파 주지사들이 앞장서 재개방에 돌입했고 공화당 온건파와 민주당 주지사들까지 조심스런 부분 재개에 착수했다. 미국 내 4000만 인구를 가진 캘리포니아는 지난 8일부터 자택대피령을 일부 완화하고 일부 업종의 영업을 재개시켰다. 옷가게와 꽃가게 등 일부 비즈니스 영업이 재개됐다.

미국 부통령 대변인 케이티 밀러 '코로나19 확진'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대변인인 케이티 밀러(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참모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 결혼 전인 지난해 9월 백악관 행사에 나란히 도착하는 모습. 케이티 대변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여전히 문을 열지 못하는 업종이 대부분이다. 식당내 식사는 계속 금지되고 있고 사무실 건물과 쇼핑몰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더 많은 업종의 영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예고를 미리 내놓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다음으로 식당내 식사 서비스를 재개시키고 사무실과 쇼핑몰, 야외 박물관을 다시 열기 위한 세부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인들도 3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메릴랜드, 워싱턴DC, 버지니아 등 워싱턴 수도권 일원에서도 야외활동부터 재개하고 15일부터는 1단계 재개방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사위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미 지난 7일 오전부터 골프와 테니스, 보트와 낚시, 캠핑 등 야외활동을 허용했으며 이를 위해 해변과 보트장, 주립공원도 문을 다시 열게 했다. 메릴랜드의 대표적인 해변도시인 오션 시티는 9일부터 해변과 산책로를 다시 개방했다. 이와 함께 메릴랜드에서 중단돼온 비응급 선택적 수술과 각종 건강검진 테스트 등 의료 활동도 재개시켰다.

특히 15일부터는 자택대피령을 해제 또는 완화해 광범위한 사업장의 영업을 다시 허용하게 될 것으로 예고했다. 식당과 소매점, 이발소와 미장원 등부터 영업이 재개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지니아는 15일부터 1단계 부분 재개에 돌입하지만 식당홀 식사와 실내운동시설, 해변 개방이 계속 불허되는 등 예상보다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쇼핑몰을 포함한 소매점과 교회 실내 예배는 수용능력의 절반 수준까지 재개되고 이발소와 미장원 등은 예약을 받아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되며 주립공원도 주간에는 개방된다.

워싱턴 수도권 일원의 1단계 재개방 조치들은 최소 2주간 계속되고 코로나19 감염 사태의 추이를 보고 2단계로 확대될지 주지사들이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초중고등학교는 이번 학년도 말인 6월 말(실제로는 8월말)까지 계속 휴교하기로 결정됐다. 이번 학년도에는 계속 온라인 수업 등으로 대체하게 됐다.


◆하루 사망자 등락 반복해 불안 = 경제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재개방 움직임 속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미국내 인명 피해는 계속 늘어나 사망자는 7만9000명, 확진자는 131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재개방의 근거 중 하나로 주시되고 있는 하루 사망자 숫자가 급격한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불안한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12개주 이상이 재개방에 돌입했던 5월 1일 하루 사망자는 1723명, 확진자는 3만3200여명이었다. 5월 2일 사망자는 1558명, 확진자는 3만명으로 동시에 줄어들었다. 5월 3일에는 사망 1381명, 확진 2만5500여명으로 더 감소했다. 5월 4일에는 사망자가 950명으로 1000명 아래로 떨어진데다가 확진자들도 2만2200여명으로 줄어 미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최악의 정점을 이미 찍고 내리막길에 접어든 명백한 신호로 해석됐다.

하지만 5월 5일 하루 사망자가 다시 2416명으로 급등해 충격을 던져 주었고 확진자도 2만2400명으로 소폭 늘었다. 5월 6일에는 사망자가 2679명까지 올라갔고 확진자들도 2만5300여명으로 늘어 다시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켰다.

불행 중 다행으로 5월 7일에는 하루 사망자가 1987명으로 다시 2000명 아래로 떨어졌으나 확진자들은 2만7250명으로 더 늘었다. 이어 5월 8일에는 하루 사망자들이 1654명으로 더 줄었고 확진자들은 2만7300여명으로 전날과 비슷했다.

코로나19 사망자와 입원치료 환자들이 불안한 등락을 보여 제한조치를 풀고 재개방에 나서려는 주지사들을 움찔하게 만들고 있다.

◆항체테스트 가능해져 재개방 가속도 기대 = 미국이 하루 수백만명을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 테스트를 실시할 수 있게 돼 재개방과 정상화에 가속도를 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 FDA(식품의약국)는 지난 8일밤 콰이델사의 항원 테스트 키트인 '소피아2'의 사용을 긴급 승인했다.

소피아2라는 진단키트와 머신은 사람들의 콧속에서 면봉같은 것으로 체취해 시험키트에 담고 머신에 꽃으면 15분내에 양성인지, 음성인지 결과를 알 수 있다. 이 항원 테스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를 진단해 주는 것은 아니고 바이러스에 노출됐으나 발병하지 않고 항체가 생겼는지 여부를 알아내는 진단 기기이다. 이 항원테스트에서 양성으로 나온 사람들은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으나 몸 안에서 싸워이겨 항체까지 생겼음을 의미해 보다 안심하고 일터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소피아2와 같은 항원 테스트 키트와 기기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검사하고 있는 PCR 테스트보다 훨씬 간단하고 15분내 결과가 나와 매우 빠르며 가격도 상당히 저렴한 장점을 갖고 있다.

더욱이 콰이델사의 소피아 2와 같은 항원테스트 키트와 기기는 이미 의사들이 거의 모두 보유하고 독감환자 진단에 사용해온 것이어서 머신은 그대로 쓰고 진단키트인 카트리지만 공급하면 되므로 하루에 수백만명씩 검사할 수 있다. 다만 항체테스트에서 양성이 나오면 항체가 생겼다는 것으로 확신할 수 있으나 음성이 나오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여부까지는 파악할 수 없으므로 현재의 PCR 테스트도 실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즉 항원항체테스트에서 음성이 나온 사람들은 보다 비싸고 물량도 한정적이며 결과도 수일 걸리는 PCR 테스트까지 받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진단받고 격리 또는 입원치료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 수백만명씩 항원항체 테스트를 실시해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 항체가 생긴 사람들이 대규모로 확인되면 음성자들 보다는 안심하고 일상에 복귀하게 돼 미국의 재개방과 정상화에 가속도를 낼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COVID-19)" 연재기사]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