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월 실업률은 14.7%로 코로나19 실직사태가 반영되기 시작했던 3월의 4.4% 보다 3배나 급등했다.

4월 실업률은 2009년 불경기 때의 10%를 단숨에 넘어선 것이다. 더욱이 4월 한 달 동안 미국 경제에선 205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이래 90여년만에 최악의 고용지표로 기록된다. 대공황 때인 1932년 8월 실업률은 25.5%로 아직까지 최악의 실업률 기록을 유지하고 있는데 자칫하면 이번 코로나19 실업률이 그 기록을 깰지 우려되고 있다. 7주간 실업수당을 청구한 미국인들이 3350만명이나 되기 때문에 앞으로 5월과 6월 미국실업률이 4월 실업률보다 계속 급등하게 될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미국 고급백화점 '니만마커스' 코로나19로 파산 신청 | 미국 뉴저지주 패러머스에 있는 고급 백화점 '니만마커스' 매장의 문이 7일(현지시간) 닫혀 있다. 113년 전통의 니만마커스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43개 매장 전체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다 이날 파산 신청을 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뉴욕 AP=연합뉴스


4월 한 달 동안 미국의 모든 업종에서 수십, 수백만명씩 실직하며 초토화됐다. 코로나19에 가장 강력한 직격탄을 맞은 레저호텔식당업종에서는 전체의 절반가까이나 되는 77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중 550만명이 식당과 주류 관련 업종에서 발생했다. 프로페셔널 비즈니스 업종에서는 210만명이나 일자리가 감소했다. 소매업종에서도 21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중에서 의류업종에서 74만명, 자동차 딜러에서 34만명이나 줄었다.

미국 실업률 대공황 때까지 깰 우려

강세를 장기간 유지해온 헬스케어 업종에서도 140만명이나 실직했다. 치과가 50만3000명으로 가장 심각했고 일반내과 24만3000명이나 줄었다. 소셜서비스 지원업종에서도 65만1000명, 수송저장업종에서는 58만4000명이나 일자리를 상실했다.

각급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교육에서는 45만 7000명이 줄었고 재정활동 26만2000명, 정보 25만4000명이나 감소했다. 생산 분야에서도 제조업이 130만명이나 일자리를 잃었고 건축 97만5000명, 광업 4만6000명을 감원했다. 심지어 정부에서도 로컬정부 80만1000명, 주정부 17만6000명을 합해 97만5000명이나 일자리를 대폭 축소했다.

미국의 실제 실업률이 20%이상으로 치솟은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여기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실직자들까지 합하면 미국 실업률이 대공황 때의 25%까지 넘어설 수도 있다는 우 를 낳고 있다. 4월의 공식 실업률에는 상당한 오류가 반영돼 실제 실업률은 24%까지 치솟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방노동부는 4월 고용지표에서 실직했으나 가능성이 희박해 새 일자리를 찾지 않은 640만명이나 실직자에서 제외시킨 오류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를 제대로 반영한 미국의 4월 실업률은 14.7%가 아니라 24%까지 치솟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지난 7주간 실업수당을 청구했던 3350만명중에 1000만명 이상이 4월 실업률에 반영되지 않았기에 다음달 초 발표되는 5월 실업률이 대공황때 최악의 실업률 25.5%까지 넘어설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다만 워싱턴의 코로나19 구호 패키지를 통해 연방차원의 특별 실업수당을 주당 600달러를 지급하고 있고 중소업체 업주들에게는 종업원 급여 무상지원 PPP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미 전역에서 재개방에 본격 나서고 있기에 미국실업률이 최악의 기록까지 깨기 직전 하락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일자리를 잃은 미국인들이 신청한 실업수당 청구는 7주간 3350만건에 달하고 있다. 근로자 6명당 1명이 실업수당으로 버티고 있는 심각한 실업대란이다. 그나마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수도권 일원은 전국평균 안팎을 기록하고 있으나 하와이, 켄터키, 조지아, 미시건 등 10개주는 3명당 1명에서 4명당 1명꼴로 실직한 실업대란에 빠져 있다.

매달 첫째주 금요일 오전 발표되는 미국 실업률과는 달리 매주 목요일 발표되는 실업수당 청구건수를 보면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미국의 실업대란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2일 끝난 지난 한주 미국에서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317만건이 추가됐다.

이로써 7주간 335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수당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 근로자 6명당 1명이 실직 해 실업수당을 청구한 셈이 된다. 게다가 각주별로 극심한 지역은 3명당 1명꼴인 지역들도 있다.

실업수당 7주간 3350만명 신청

전체 노동력에서 실직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캘리포니아 18.8%, 오하이오 18.2%, 미네소타 17.7%, 뉴욕 16.9%, 플로리다 15.2%로 전국 평균인 15.5% 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하와이는 실직자 비율이 29%로 전국에서 가장 높고 켄터키가 28.4%로 뒤를 잇고 있으며 이 두 곳은 거의 3명당 1명꼴로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조지아 26.6%, 로드 아일랜드 26.1%, 미시건 25.5%, 펜실베니아 24.7%, 네바다 24.6%, 루지애나 24.1% 등 8개주는 4명당 1명 꼴로 실직한 것으로 기록됐다.

워싱턴주는 21.5%, 알래스카는 20.5%로 5명당 1명꼴로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버지니아 12.7%, 메릴랜드 11.8%로 워싱턴 수도권 일원은 10명당 1명을 약간 넘는 상황이어서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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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