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다녀온 확진자들 낙원동에도 함께

홍대주점 이용 6명 중 5명 확진, 1명 재검

검사 폭증해도 대상지 확대 검토 필요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태원 방문만 확인하면 검사를 해주는 현재 기준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급증하는 검사 수요를 감안할 때 우선 대상자들이 뒤로 밀리는 일은 막되, 확산 가속 여부에 따라 대상지역 확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서울시와 자치구들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확진자들이 같은 날, 같은 시간 종로구 낙원동 일대 같은 업소를 방문했다. 1일에서 4일 사이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거나 방문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 확진자 4명 동선에 공통으로 5월 6~7일 낙원동이 등장한다. 이들은 조금의 시차만 있을 뿐 같은 술집에서 다른 술집으로 나란히 이동했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서울 용산구가 13일 한남동 공영주차장에 도보 이동형 선별진료소를 마련했다. 사진 용산구 제공


ㄱ씨는 6일 오후 11시 10분부터 7일 오전 3시 30분, ㄴ씨와 ㄷ씨는 6일 오후 11시 30분부터 7일 오전 2시, ㄹ씨는 6일 오후 11시 31분부터 7일 오전 2시 첫 술집을 들렀다. 이들의 동선은 잠시 후 다시 겹친다. ㄴ씨와 ㄷ씨는 7일 오전 2~5시, ㄹ씨는 7일 오전 2시 45분부터 5시 두번째 집에 머물렀다. ㄱ씨는 7일 오전 3시 30분부터 오전 5시 10분까지 있었다.

질병관리본부 공개지침에 따라 이들이 일행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두 술집을 방문한 이태원 클럽 확진자는 또 발견됐다. 다른 이태원 관련 확진자도 4일 오전 1시 15분, 오전 2시 38분 각각 앞서 지목된 첫번째 두번째 술집에 들른 것이 확인됐다. 또 다른 확진자는 앞의 네명보다 하루 빠른 6일 오전 2시 40분경 두번째 술집에 있었다.

이들과 별개로 낙원동 인근 익선동에 있는 또다른 업소에 이태원 클럽 관련 다른 확진자 2명이 각각 4일 오후 8시와 오후 9시대에 이곳에 머문 사실도 포착됐다. 위 사실을 모아보면 최소한 8명의 이태원 관련 확진자들이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낙원동 일대 업소들을 방문했음이 드러난다.

낙원동 뿐 아니다. 서울 마포구 홍대 주점을 다녀온 20대 6명 중 5명이 확진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인천, 서울 강서구, 경기 고양시, 경기 김포시 거주자들로 알려진 이들은 이태원 클럽은 방문한 적이 없고 홍대 주점만 들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방역당국은 신상정보 공개를 꺼리는 이들의 검사 유도를 위해 이태원 방문 사실만 밝히면 검사를 해주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익명검사도 도입했다. 하지만 확진자 동선에서 나타났듯 검사 시 답해야 하는 방문지 범위를 이태원뿐 아니라 낙원동, 홍대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 많은 검사 대상자들을 더 빠르게 검사 하려면 방역 타겟을 이태원만으로 한정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검사 확대가 요구되는 또다른 이유는 지역을 넘어 직업·계층별로 방역 전선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서다. 홍대, 낙원동 등 젊은층이 많이 찾는 지역 뿐 아니라 학생, 교직원, 가족, 동료 등으로 전파가 이어지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이미 만연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감염 특성도 검사 지역 확대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동일한 사람들이 여러차례 반복 접촉해 전파가 이뤄진 기존 집단감염과 달리 클럽발 감염은 블특정 다수가 어느 시점 한 공간에 모이면서 전파가 이뤄졌다. 이재갑 한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급증한 검사자 때문에 정작 진단이 시급한 이태원 관련자들 검사가 밀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검사 수요를 감안하되, 확산 추이를 살펴 검사 확대 문제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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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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