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내년 3월까지 8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

도요타 사장 "도요타는 괜찮을 것이라는 인식 위험"

전세계에 1000만대 가까운 자동차를 판매하고 30조원 가까운 수익을 올리면서 최고의 자동차 제조업체로 군림하는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도 코로나19의 도전에 직면했다. 도요타는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대수가 200만대 가까이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8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요타 경영진은 '도요타는 괜찮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경각심을 강조했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자동차 사장과 주요 경영진은 지난 12일 2020년3월기(2019년4월~2020년3월 회계연도) 연결결산실적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도요타는 2021년3월기 영업실적과 관련해 판매대수는 전기 대비 195만8000대가 줄어든 700만대로 예상했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이 12일 지난해 결산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도요타자동차 공식유튜브 방송


매출과 영업이익은 1달러당 105엔을 전제로 각각 24조엔(273조6000억원), 5000억엔(5조7000억원)으로 내다봤다. 매출은 2020년3월기에 비해 약 20%, 영업이익은 8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도요타는 이러한 전망과 관련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나라와 지역에서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있어 자동차 판매에 심각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올해 4~6월은 전기대비 60%, 7~9월은 80%, 10~12월은 90%, 이후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예상에 기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다만 올해 3월까지 영업실적은 전년도에 비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글로벌 판매대수는 전기에 비해서 1만9000대 줄어든 895만8000대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29조9299억엔(341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4428억엔(27조8480억원), 당기 순이익은 2조761억엔(23조6675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12만7000대의 판매량 감소가 있었다고 추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은 3800억엔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600억엔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도요타는 또 세부적인 영업이익의 증감 요인으로 환율 변동에 따라 3050억엔의 이익이 줄었고, 원가개선 노력으로 1700억엔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제반 경비의 절감 등으로 450억엔 가량 추가적인 이익이 발생했다.


지역별 영업이익 현황은 일본 국내에서 전년 대비 1218억엔 줄어든 1조5685억엔을 기록했고, 북미지역은 전년 대비 1454억엔 증가한 2895억엔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유럽(1407억엔)과 중국(3868억엔), 기타 지역(826억엔)에서도 이익을 달성했다. 도요타는 당기 배당금으로 1주당 120엔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중간배당금과 합쳐 연간 총 배당금은 주당 220엔이고, 배당성향은 29.9%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쇼크는 리먼브라더스 쇼크(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큰 충격이고, 판매대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흑자를 달성하고, 지금의 상황이 수습되면 향후 경제를 살리는 견인차 역할을 위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도요타 사장은 또 "나 스스로 (일본에서의)긴급사태선언 이후 아이치현 밖으로 이동을 자제했고, 주로 아이치현 연구소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동시간을 80% 줄였고, 회의시간은 30%, 각종 자료를 절반으로 줄였다"면서 "그 시간에 미래에 대한 투자, 미래의 새로운 도요타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 고민했다"고 했다.

도요타 사장은 또 회사 내부에 퍼져있는 안일한 인식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회사내에서는 '도요타는 괜찮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근본적인 개혁을 해나가는 것에 대해 거기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위기감을 너무 부채질하는것 아니냐는 말도 듣는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해야할 일은 계속해야 한다. 우리들이 생각하고 꿈꾸는 이상을 그려나가면서 다음 세대에게 역할을 넘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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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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