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하락 위험 커지면 감사 시간·보수 증가 … 코로나19, 감사시장에 영향

"올해 이익감소 기업들과 감사인 마찰 심해질 것" 에서 이어짐

코로나19로 기업의 실적 하락이 커질 경우 기업의 경영전략에 따라 회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혜미 국민대학교 회계학 박사는 기업을 선도형과 방어형으로 표본을 분리해 이익하방위험에 따른 감사시간과 감사보수의 증가 유무에 연관성이 있는지 분석했다.

선도형 기업은 다양한 제품라인에 걸쳐 혁신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을 말하고 방어형은 효율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들을 말한다. 선행연구에서는 이들 기업을 가르는 '경영전략'을 연구개발지출집약도, 매출액 대비 종업원수, 매출액 대비 일반관리비 및 판매비, 매출액 성장률, 유형자산집약도 등으로 평가했다. 이들 요인들의 값이 클수록 선도형 기업으로 분류된다.

선도형 기업과 방어형 기업을 분석한 결과 선도형 기업에서만 이익하방위험이 커질수록 감사보수와 김사시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박사는 방어형 기업의 경우 수익성 위주의 안정적인 경영을 한다는 점에서 이익하방위험 수준 자체가 낮아서 비유의적인 결과가 나온 것으로 해석했다.

2013년 선행연구에서 "선도형 기업들이 방어형 기업에 비해 재무제표 왜곡의 유인과 기회가 크다며 그에 따라 감사인의 감사노력이 더 많이 투입된다"고 한 것과 같은 결과다. 다만 이 박사는 "이익하방위험이 경영전략보다 더 포괄적인 기업의 사업위험 측정치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형회계법인(빅4)이 감사를 맡았을 경우 이익하방위험에 따른 기업의 감사시간과 감사보수는 증가했다. 이 박사는 "감사인의 유형이 빅4, 산업 내 점유율 1위일수록 감사위험을 축소해 명성을 유지하고자 감사시간과 감사보수가 모두 증가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업의 회계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는 외국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3월 보도에서 "기업 관계자들이 코로나 위기 이후 대규모 회계 스캔들과 부정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한 선임 회계사는 감사인이 코로나 때문에 그들의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없다면, 기업들이 재무결과를 부풀리려 하는 '동기와 기회'를 가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회계법인들은 대기업의 경우 분기별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연말에 집중적으로 감사를 진행한다. 코로나의 지역사회 감염이 계속될 경우 감사현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당장은 기업감사에 영향이 없지만 하반기에 들어가면 재고조사 등을 위한 현장 감사를 반드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따른 감사 차질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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