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호트 후 병원 정상화에 안간 힘

2021년 1000병상 추가 병원 건립

"지방대 출신 사학병원 꿈 이뤄"

지난 2월 22일.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은 비상이 걸렸다. 근무 중인 수간호사가 타 지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자녀로부터 감염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병원은 확진 전날 미열증상을 보인 수간호사를 즉시 귀가시키고 접촉한 직원 80여명도 선제적으로 자가격리시켰다. 병원은 3일간 일시 폐쇄했다. 25일 재개원했지만 접촉자 중 6명이 양성반응을 보여 26일 2주간 코호트격리를 결정했다. 이 때만 해도 대구지역 요양병원 외 일반병원 전체를 격리한 경우가 없었다. 실제 수도권의 분당제생병원이나 은평성모병원 등은 일부 시설만 폐쇄했다.

하충식(60·사진) 이사장은 "막대한 재정적, 이미지 손실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코호트격리 결정을 받아들였다"며 "신속하고 재빠른 대처로 감염을 최소한으로 막아냈다"고 했다. 이후 더 이상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마음병원은 코호트 이후 병원 정상화에 전 직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350여명이던 입원환자는 코호트 격리 이후 10명으로 줄었다가 현재에는 평소의 80%까지 경영정상화를 이뤘다. 한양대 협력병원으로 내년 3월 확장 개원할 예정이다. 다음은 하충식 이사장 인터뷰.

코로나19로 힘들었을텐데.

코호트 격리 기간만 55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현재 전년대비 외래·입원환자는 절반 수준으로 회복했다. 1년 정도 걸릴거라 본다.

굳이 병원전체를 격리할 정도는 아니라는 말도 있었다.

그렇다. 수간호사 확진 이후 모두 자가격리 시켜 병원내 대규모 감염 우려는 없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대구 등 코로나 충격파가 워낙 커 질병본부측에서 코호트격리 결정을 내렸고 우리도 적극협조했다.

감염자가 6명에 그쳤다.

과거 메르스사태 이후 감염병에 대한 응급시스템이 잘 정비됐다. 당시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우수 사례로 상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 발생 초기인 1월27일 음압격리공간을 갖춘 선별진료소를 설치했고 대응 프로토콜을 만들어 현장에 즉시 반영시켰다. 정부와 시민들의 신뢰, 의료기관의 사명감으로 잘 대응할 수 있었다. 지난 4월 존스홉킨스 경영대학원 동아리에서 초기진압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의견은.

무증상 감염자가 두렵다. 펜데믹에서 엔데믹(주기적 유행)으로 갈 수 있다. 요듬도 의료진 등 매일 발열 체크를 하는 등 긴장하고 있다. 완전 근절이 어려워 염려스럽다.


◆'쓰레기 줍기'와 '성공 경영' 신화 = 현재 병원은 지하 4층·지상 8층에 400병상 규모다. 하 이사장은 1995년 1월 건물에 월세를 내는 병원 원장으로 시작해 7년 만인 지난 2001년 12월 이 병원을 지었다. 창원 중앙역 부근에 두 배 규모의 한양대 한마음국제의료원을 건축 중이다. 내년 3월 준공 예정인 이 병원은 대지 2만3999㎡(약 7260평)·연면적 12만2343㎡(약 3만7000평)로, 지하 4층·지상 9층에 850병상을 수용할 수 있다. 새 병원이 문을 열면 일자리만 해도 1000여개가 생긴다.

성공비결에 대해 하 이사장은 "길병원 차병원 백병원 등 유명 사학 병원 설립자들은 모두 서울대 연대 의대 출신이다. 나는 조선대 의대. '지방대 나와도 큰 병원 차릴 수 있다' '꿈과 의지가 있으면 어느 분야든 신화를 만들 수 있다' 이걸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하 이사장의 꿈은 대학병원을 설립하는 것이었는데 정부에서 의대 신설을 해 주지 않아 한양대 협력병원으로 우회했다. 그는 "한양대에 발전기금 등으로 213억원 기탁을 약속했고 전임교수를 30명 이상 지원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 이사장은 골프도 안치고 직접 모는 차도 아반떼다. 근검 절약이 경영의 비결이라고 귀뜸한다. 그럼에도 사회기부와 봉사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냉방비를 아껴 모은 돈으로 2012년부터 경남교육청에 교복지원비로 매년 2억원씩 기부해 오고 있다. 1995년 개원한 이래 매년 어린이날 소년소녀 가장과 복지시설 아동, 교통사고 유가족 등 2000여명을 놀이공원에 초청해 격려행사를 연다. 이외에도 소년소녀 가장과 복지시설 아동 생활비 지원, 결식아동 급식비 및 생활비 장학금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이 공로로 2011년 제1회 국민추천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그는 또 1996년부터 아침 7시 30분부터 30~40분씩 직원들과 함께 병원과 주변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그는 "원칙을 세우고 꾸준히, 그리고 사람들에게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해간다면 누구라도 기회는 올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COVID-19)" 연재기사]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차염진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