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시작, 물놀이시설도 개장

수도권 확진자 이틀째 50명 넘어

방역당국 "외출·모임 자제" 당부

수도권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집단감염 발생장소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크다. 이태원 클럽에서부터 쿠팡 물류센터, 교회, 다단계 판매업체, 탁구장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물놀이 시설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어 긴장감을 더한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7명 발생해 누적 확진자 수가 1만1776명을 기록했다. 전날 51명에 이어 신규 확진지가 이틀 연속 50명을 넘겼다.

폐쇄 안내문 붙은 탁구장 |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7일 최근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서울 양천구의 한 탁구장 입구에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12시 기준 경기 용인시 은혜숲교회 목사와 접촉한 7명이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았고,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도 2명 늘었다.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는 이날까지 82명인데 이 가운데 44명이 인천, 서울 23명, 경기 15명 등이다.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도 전날보다 3명(누적 확진자 133명), 서울 관악구 소재 다단계 판매업체인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 역시 3명(누적 45명)이 각각 늘었다. 서울 양천구 탁구장에서는 전날까지 1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방역당국의 관리대상에서 벗어난 곳에서 잇따라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방역당국은 쿠팡물류센터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자 공공다중이용시설 운영 중단, 학원 PC방 노래연습장 등 영업자제 권고 조치 등을 내렸다. 하지만 리치웨이 같은 다단계 판매업체는 '고위험 시설'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업체는 환기가 잘 안되는 곳에서 어르신들을 모아놓고 공연과 음식을 제공하는 등 감염병이 쉽게 전파될 환경에서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방문판매업체 중 미등록업체는 단기간에 고객을 유치하고 잠적하기 때문에 더 문제다. 정부는 방문판매업체를 집중 점검하고 불법 '떴다방'식 영업행위는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양천구 탁구장 역시 이용자에 대한 방역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탁구장은 실내 체육시설 범주 안에 포함되긴 하나 동네에서 소규모로 하는 경우까지 모두 다 행정명령으로 관리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더위가 본격화되면서 물놀이 시설 이용에 따른 감염확산도 우려된다. 경기도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워터파크 용인 캐리비안베이가 지난 5일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이천 테르메덴 등도 여름철 영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캐리비안베이는 입장 최대인원을 기존 2만4000명에서 1200명으로 대폭 줄였고, 다른 시설들도 이용자 간 거리두기, 발열체크 후 입장 등 방역대책을 세웠다. 하지만 올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이용자가 몰릴 경우 방역관리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제 정부가 지난 3일 물놀이 시설 방역지침을 내놨지만 이용자 간 2m 거리유지가 힘들 경우 마스크를 쓰도록 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물놀이 시설은 아니지만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에 지난 5일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된 고3 학생이 다녀간 사실이 확인돼 방역당국이 당일 같은 시간대에 이용자를 찾고 있다. 당시 롯데월드를 다녀간 인원은 2000명 가량이며, 확진자가 머문 시간대에는 한 시간에 평균 690명이 머물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의 유일한 길"이라며 "수도권 주민들은 외출·모임을 자제하고 특히 고위험군인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에 대해서 관련 모임을 가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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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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