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법안 '중기 기살리기'

국내 암호전문가 1세대

진보보수넘어 협치해야

이 영 국회의원(미래통합당 비례대표)은 국내에서 암호학을 공부한 1세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암호학 전공 첫번째 여학생이다. 보안업계 1호 여성 CEO다. 2000년 대학원 재학 중에 보안업체 테르텐을 창업, 20년째 '보안' 한길만 걸어왔다. 2015년 여성벤처협회장에 취임, 여성벤처 활성화에 앞장섰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만난 이 영 의원이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 영 의원실 제공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중소벤처기업 혁신성장과 재도약을 위해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만난 이 의원이 밝힌 국회입성 포부다.

그는 우선 '중소벤처기업의 기살리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코로나19로 중소벤처기업 경영환경이 매우 악화됐다. 신사업은 각종 규제에 막혀있다. 중소벤처인의 속내를 알기에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지난 12일 대표발의한 '1호 법안'을 '중소·벤처 기살리기 패키지 3법'으로 이름 붙인 이유다.

1호 법안은 △벤처기업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원) 행사이익에 대한 비과세한도 확대 △벤처투자조합 엔젤투자(출·투자)에 대한 소득공제와 양도소득세 비과세특례 연장 △성과공유 중소기업의 근로자 경영성과급 근로소득세 비과세 △가업승계 백년기업 육성을 위한 가업상속공제 특례제도의 대상과 한도 확대 등이다. 그간 중소벤처기업계가 수년간 요구해 온 해묵은 과제다.

보안전문가로 '소프트웨어 제값받기'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기술탈취, 베끼기, 헐값 거래와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이 의원은 "'소프트웨어 제값받기'가 정착돼야 국내 소프트웨어 창업과 기술개발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정부가 선언한 '중소기업 중심 경제'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인상, 근로시간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 등이 중소기업을 더 어렵게 했다는 게 이유다.

"법과 제도가 기업생태계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된다"는 게 이 의원의 생각이다. 미래통합당을 선택한 것도 이념이 아니다. '기술자와 지식인에 대한 배려'가 기준이었다.

요즘 여야에 바라는 건 '협치'다. 보수와 진보, 이분법적 사고는 국가발전에 도움이 안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최근 여당의 모습은 '힘의 국회'를 보여주고 있어 실망스럽다.

"좋은 진보를 품지 않은 보수는 성공할 수 없다. 좋은 보수를 품지 않는 진보도 성공할 수 없다. 다름에서 배울 것은 배워가며 국가발전을 위해 협치를 해야 한다."

이 의원은 과거를 탓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진화하고 있어 지금 선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하는 것만이 생산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벤처업계에서 '똑순이'로 통한다. 언제든지 할 말은 한다. 그런 그가 요즘은 말을 삼가고 있다. 정치와 정책 프로세스에 대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아는 것이 없는 초보다. 열심히 준비해서 무게감 있는 의견을 보태고 싶다. 앞으로 4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이 의원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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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이재걸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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