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생 전 증가전망

작년 기업파산·회생 최고

"‘코로나의 역설’ 기업 회생신청 줄어" 에서 이어짐

기업의 회생신청과 함께 개인의 파산·회생신청도 올해 4·5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29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5월 개인회생신청은 6816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8056건과 비교해 15.3% 줄었다. 4월도 전년 8383건에서 올해 7523건으로 9.0% 감소했다.

개인파산신청은 4월과 5월 각각 3945건, 4031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4298건, 4068건 대비 줄었다.


지난해 기업의 파산·회생 신청은 각각 931건, 1004건으로 2006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 제정 이후 가장 많았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는 올해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채무로 버티고 있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시점에 다다르면 파산·회생신청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회계개혁의 영향으로 회계법인들의 기업 감사가 강화되면서 파산·회생신청이 증가했다는 게 기업구조조정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권과 법조계는 올해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가 겹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지만 정부와 금융권의 각종 지원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다만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여행 숙박 등 관광 관련 산업에 속한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법원에 회생신청을 하고 있다.

종합 숙박 전문 예약사이트 '호텔엔조이'를 운영하는 메이트아이가 2월 회생신청을 냈고, 호텔 리조트 위탁운영사인 HTC도 회생을 신청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선글라스를 한국에 독점 수입하는 브라이언앤데이비드 역시 코로나 사태를 버티지 못하고 회생을 신청했다.

파산 선고를 앞둔 업체가 다시 회생을 신청해서 살아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7000억원대 투자사기로 대표이사가 징역 12년형을 받은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는 파산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법원에 회생신청이 접수됐다. 파산 가능성이 높았지만 현재는 법원에서 회생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VIK가 투자한 회사 채권의 매각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청산을 해도 남는 게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생절차를 통한 채권회수가 더 이익이라는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법원 관계자는 "청산가치가 없어서 회생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흔치 않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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