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본 "실제 감염 규모와 큰 차이 없을 듯"…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속 유지"

코로나19에 대한 국민항체검사 결과, 조사대상자 가운데 양성자가 0.03%로 나타났다. 전체 국민항체형성 정도가 매우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아쉬운 시민의식│광주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인 7일 오후 이용이 금지된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종합운동장에서 운동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연합뉴스


항체검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보통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걸린 뒤에는 몸속에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형성되는데,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간 환자를 포함해 전체 환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오후 "일반 국민 3055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단 1명에게서만 항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4월 21일부터 6월 19일 사이 수집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관련 혈청1차분 1555명에게서는 항체가 1건도 발견되지 않았으나 서울 서남권 5개구( 구로·양천·관악·금천·영등포) 거주자 가운데 특정 의료기관을 찾았던 환자 1500명중 1명에게서 항체가 발견됐다.

방대본은 지역사회의 코로나19 면역이 극히 낮을 것으로 추정하는 동시에 집단면역을 통한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치료제나 백신이개발될 때까지 지금처럼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유행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대본 권준욱 부본부장은 "해외 항체가 조사 사례를 통해 예상했던 것이지만 우리나라 지역사회의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은 극히 낮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올해초 대구·경북 중심의 큰 유행 이후 현재 전국적, 산발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현재의 확진자 규모와 실제 감염 규모에 큰 차이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스페인 5%, 영국 런던 17%(런던 이외 지역 5%), 스웨덴 스톡홀름 7.3%(스톡홀름 이외 지역은 3∼4%), 덴마크 1.7%의 항체 형성률을 보였다

권 부본부장은 "중간조사 결과이긴 하지만 항체 형성률이 낮게 나온 데 대해 전문가들이 '국민이 감염확산 차단을 위해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했고,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조기 대응하고 검사체계를 대폭 가동했으며, 일선에서 방역체계가 잘 작동된 것'이라는 의견을 줬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나라들은 중증환자를 중심으로 진단검사를 했지만, 우리나라는 증상이 없어도 전수조사 등을 통해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냈다"며 "이 때문에 항체 형성률이 확진율과의 차이가 작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이번 검사의 한계도 있다고 밝혔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 지역이 빠졌고 또 가벼운 증상을 나타내는 일부 환자의 경우 감염된 뒤에도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생기지 않거나 조기에 소실됐을 가능성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할 점도 있다는 것이다.

방대본은 앞으로 국민영양조사를 통해 7000건 가깝게 검사를 할 수 있을 것이고 또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이었던 대구의 검사결과도 8월 안에 나오면 더 상세한 집단면역 정도와 무증상 감염 규모를 파악해 방역대책을 계속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 부본부장은 "2차 대유행이나 겨울철에 더 큰 규모의 유행이 온다는 말이 있지만,이런 어두운 예측에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며 "이런 표현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하는 생활속 거리두기 방역대책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방역정책을 지금과 같이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집단면역은 항체 형성률을 60%까지 올려야 하므로 이를 높이는 것보다는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이 계속 방역지침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역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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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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