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워 … 여성경제인 사이에서 '여걸'로

한무경(사진) 미래통합당 의원(비례대표)은 입지전적인 여성경제인이다.

이화여대 문헌정보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교수를 꿈꿨다. 부친의 권유로 1998년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에서 독립한 자동차부품사업부를 인수해 효림산업을 창업했다.

당시 직원수 15명 가량의 소기업이었다. 지금은 계열사 포함 1500여명의 직원이 일하며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남성중심의 자동차업계에서 자리잡은 대표적인 여성기업인이다.

2011년 경상북도 여성기업인협의회 회장을 지냈다. 여성경제인들의 권유로 2016~2018년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을 역임했다. 여성경제인들 사이에서는 '큰언니' '여걸'로 통한다.

"4차산업혁명시대는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진폭이 크다. 기업과 정치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욱 빨리 변화해야 한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한 의원은 '정치와 기업현장의 연결'을 강조했다. 기업현장의 고충과 의견을 정치권에 빠르게 전달하겠다는 의지다. 한 의원이 기업현장을 떠나 국회에 입성한 이유다.

남성중심 비즈니스 세계에서 여성기업의 삶은 고단하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더 힘들다. 3년 간 여성경제인협회장을 하면서 많은 여성경제인의 아픔을 들었다.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실천하고자 한다. 현장에 근거해 여성기업과 국민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내겠다."

이런 생각을 담아 제1호 법안으로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청년들이 과감히 해외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다.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국내 청년일자리 문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됐으면 하는 희망도 담았다.

한 의원은 '회생지원제도 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많은 중소기업이 위험에 직면했다. 현재 정부지원사업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업회생제도를 통해 기업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과감한 중소기업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로 극심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 기초체력 회복을 위해 보증기관의 과감한 특례보증으로 단기자금 수혈과 일자리 감소에 대비한 특단의 고용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성기업인 지원정책은 아직 미비하다. 정부지원 사업에서 여성기업이 불리한 위치에 놓이지 않도록 하는 등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한 의원은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여성기업 실태조사 주기를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해 여성기업 현황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가장 적합한 정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역대 정부들은 경제성장 정체의 돌파구로 '여성 활용론'을 말해왔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과 도출에는 실패했다. 여전히 여성기업들은 전문 인력과 자금, 정보 부족 상태에 놓여있다.

문재인정부 중소기업정책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했다.

한 의원은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는 곧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재정지출을 통한 일자리창출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공장의 국내 유턴에 대해서도 "정부와 기업 간극이 여전히 크고, 정부가 그간 시행해 온 유턴기업 유치 실적이 저조한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인들은 한 의원을 "여성기업 성장생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평가한다. 국내 기업지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영역인 여성기업, 지방기업, 소기업과 맞닿아 있어서다.

여성기업들은 한 의원의 국회입성에 거는 기대가 크다. 누구보다 여성기업과 지방기업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깊어서다.

["21대 국회 입성한 중소기업 전문가" 연재기사]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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