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10개 지역 항체검사

항체형성 5% 안팎 불과

감염자 3860만명일 수도

미국 내에서 실제 코로나19 감염자가 보고된 환자 수의 최대 13배에 달하는 반면, 항체 형성 비율은 매우 낮아 대확산 위험이 여전히 높다는 경고를 담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보고서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CDC가 상업 연구소들과 함께 미국 내 10개 주·도시의 주민을 상대로 수행한 항체 검사 결과 실제 코로나19 감염자는 보고된 수치의 2∼1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정기적인 검사를 위해, 또는 외래환자로 병원에 온 사람 1만6000명의 혈액 샘플을 올해 봄부터 6월 초까지 수집해 항체 검사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대상 지역은 뉴욕·유타·워싱턴주와 플로리다주 남부 등이다.

연구 결과 5월 30일 기준 미주리주 주민의 항체 보유율은 2.8%, 사람 수로는 17만100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파악된 감염자 1만2956명의 1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는 당시 보건 당국이 대부분의 감염자를 놓쳤고 이들이 이 지역의 대규모 발병에 기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NYT는 전했다.

반면 유타주는 추정 감염자와 보고된 감염자 사이의 격차가 2배에 그쳤다.

이에 따라 로버트 레드필드 CDC 소장은 미 전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 감염자들은 보고된 확진자보다 10배 이상 많을 것으로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들은 현재 386만명인데 실제로 감염된 미국인들은 그 10배인 386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CDC는 코로나19 감염자의 40% 이상이 무증상자였을 것으로 봤다.

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됐다가 극복해 항체가 생긴 비율은 대부분 지역에서 극히 낮아 여전히 대확산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CDC는 경고했다.

항체 형성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뉴욕시로, 5월 초 기준 인구의 거의 24%가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집단면역 형성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60∼70%에는 못 미치는 것이다.

게다가 미주리 2.8%, 필라델피아가 3.6%, 커네티컷 5.2% 등 대부분 지역이 5%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 지역 주민들의 95%이상이 항체가 아직 없다는 뜻이어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가 확산하도록 놔둬 자연스럽게 집단면역이 형성되도록 하자는 주장을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존스홉킨스 보건안전센터의 제니퍼 누조는 말했다.

누조는 "우리들 대부분은 여전히 이 바이러스에 매우 취약하며 이 바이러스를 통제할 때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코로나19(COVID-19)" 연재기사]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