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과 8월 미국은 봄철보다 강력한 코로나19 대재앙 공포에 짓눌리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사태는 지난 2월 서부 워싱턴주에서 시작해 동부 뉴욕을 강타한 후 3월 중순 셧다운으로 통제되는 듯 했으나 5월 초부터 경제재개방으로 남부 플로리다, 텍사스, 서부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등에서 재 악화됐고 7월에는 중서부, 동부로 다시 번지며 모든 지역이 위험지역이 돼 버렸다.

미국이 재악화된 코로나19 사태를 다시 통제하려면 전역에서 6주 내지 8주 동안 전면 셧다운 시켜야 한다는 보건전문가들 권고도 나왔으나 정치지도자들이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결국 미국에서는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보다 강제적으로 시행하는 수밖에는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예방 마스크 쓴 트럼프 | 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적십자 본부를 둘러보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이와 함께 11월 3일 대선을 치러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인들이 고대하고 있는 핵심 게임 체인저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백신이 언제 개발에 성공할지, 그것을 대선 전에 발표할 수 있을지, 실제 생산과 대규모 접종은 언제 가능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전역 대재앙 "1분에 1명 사망" = 워싱턴 포스트는 "새 감염자들에 이어 중증발병 입원환자들, 사망자들까지 급증하는 지역이 곳곳으로 번지면서 이제는 미 전역에서 모든 곳이 재난, 재앙에 빠졌다"고 경고했다. 이제 미국에서는 하루 사망자가 1440명을 넘을 때도 있어 24시간이 1440분임을 감안하면 1분에 1명씩 사망하는 참상을 겪고 있다.

7월 한달 동안 미국에서는 하루에 6만5000명에서 7만명 이상씩 감염자들이 생겨나면서 무려 190만명이나 급증해 누적 확진자 462만명중에 7월분이 41%나 차지했다. 7월에는 또 일주일 내내 하루 1000명 이상씩 목숨을 잃으면서 한달간 2만5000명의 사망자들이 늘어나 누적 사망자 15만5000명의 16%를 점유하고 있다. 7월 29일에는 하루 사망자가 1448명으로 1분에 한명꼴로 숨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하루에 감염자가 7만명을 넘어 6만5000명으로 줄어들었다가 다시 급증했음을 보여 줬다.

파우치 "언제 끝날지 예측 불가능" | 파우치 소장은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확진자 첫 50만명 넘은 캘리포니아 = 캘리포니아는 감염자가 하루에 9000~1만명씩 늘어나면서 미 전역에선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었다. 캘리포니아는 또 토요일 하루에 200명 넘게 숨지면서 최고치를 갱신했고 누적 사망자도 9300명을 넘어 섰다. 플로리다는 하루에 1만명 안팎씩 급증하면서 누적 확진자들이 두번째로 많은 48만명이나 됐다. 또 하루에 180명 안팎이 목숨을 잃어 누적 사망자도 7000명을 넘었다. 세번째인 텍사스주는 하루 9500내지 1만명씩 감염자들이 늘어나면서 누적 확진자들은 45만명이나 기록했고 누적 사망자들은 7500명에 육박했다.

이들 세개주는 봄철의 진원지인 뉴욕주 사망자 3만2000여명에 비하면 훨씬 적은 편이지만 누적확진자 42만명을 모두 추월했다. 게다가 남부의 조지아, 앨라배마, 루지애나, 미시시피, 노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서부의 애리조나, 유타, 그리고 중서부의 일리노이, 테네시, 동부의 오하이오, 뉴저지 등지로 급증지역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8월을 시작한 현재 미국의 50개주 가운데 37개주에서 앞으로 2주간 사망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경고했다.

◆파우치 박사 '코로나 백신 늦가을이나 초겨울 가능' = 대재앙으로 재 악화된 코로나19 사태를 통제하기 위해선 미 전역에서 6주내지 8주간 전면 셧다운 시켜야 한다며 MIT 등의 보건 전문가들은 이른바 시급한 리셋을 강력 권고하고 있으나 워싱턴 정치권이나 각주지사들이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기껏해야 강화할 수 있는 대응조치는 미 전역에서 마스크 쓰기를 의무화하고 6피트(2미터)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보다 철저히 지키는 수밖에는 없어 보인다.

11월 3일 대선을 치러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인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돌파구는 백신 개발이다. 이와 관련, 미국의 전염병 연구의 대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전염병 연구소장이 지난주말 연방하원에서 미국에선 코로나19 백신이 늦가을이나 초겨울에는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밝혀 다소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높였다.

이는 3만명을 대상으로 마지막 임상실험에 착수한 만큼 10월이나 11월에는 백신성공여부가 판명나 긴급사용 승인이 나올 수 있으며 12월이나 내년 1월에는 광범위한 예방접종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방하원의 코로나19 위기 특별소위원회에서 파우치 박사는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은 늦가을이나 초겨울 이용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 한다"고 의회에 보고했다.

지난 월요일 가장 먼저 대규모 임상실험에 착수한 모더나와 국립보건원은 미 전역 89곳에서 자원 등록한 3만명을 대상으로 28일간의 간격을 두고 두번의 백신을 접종해 부작용이 적어 안전한지, 그리고 항체가 생기는 효과가 있는지를 판명하게 된다. 파우치 박사는 코로나 백신 임상실험에 참여하려는 미국인들이 이미 25만명이나 온라인 등록했다면서 모더나는 물론 화이자, 존슨 앤 존슨 등 다른 백신후보들도 안전과 효과를 얻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게임 체인저 되나 = 파우치 박사의 언급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11월 3일 대선 전에 발표돼 180도 상황을 바꿔놓을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다시 모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대중에게 접종할 수 있으려면 통상적으로 임상실험을 3차 마지막까지 수천, 수만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후에 부작용이 적어 안전하고 항체가 대부분 생기는 효과가 입증되면 FDA(미국식품의약국)가 긴급사용을 승인하게 된다. FDA의 긴급사용 승인이 있어야만 제약사들이 수억개의 백신 생산에 돌입해 3억5000만명의 미국민들이 코로나 백신을 예방접종하게 된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이르면 10월에 마지막 임상결과가 나와 FDA의 긴급사용 승인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코로나19 백신이 10월중에 생산되기 시작만 하더라도 11월 3일 대선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기는 미국의 코로나19 사태를 진화하고 미국경제의 불경기를 탈출시키며 백악관 주인까지 판가름 지을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운을 띄었다가 공화당 진영에서조차 일축 당하자 수시간만에 입장을 번복했던 대선 연기론을 공개 언급한 이유가 바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대선전에 가능할지 촉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COVID-19)" 연재기사]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