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국회의 첫 공개 … "월북한 탈북민 처리 등 논의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무국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봉쇄된 개성에 식량을 특별지원하기로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6일 "(정무국 회의에서) 국가최대비상체제의 요구에 따라 완전봉쇄된 개성시의 방역형편과 실태보고서를 료해(분석)하고, 봉쇄지역 인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식량과 생활보장금을 당 중앙이 특별지원할 데 대한 문제를 토의 결정했으며 이와 관련한 긴급조치들을 취할 것을 해당부문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4일 개성으로 다시 월북한 탈북민에 대해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하고 특별경보를 발령한 뒤 개성시를 완전 봉쇄한 조치에 따른 후속조치다. 당시 북한은 개성시를 봉쇄한 뒤 출입을 막고 지역별로 주민들을 격리해 식량과 생필품 지원 및 검진사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무국회의 | 북한이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무국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통신에 따르면 최대비상체제가 시행된 이후 현재까지 개성에 생필품과 방역물품총 30여종, 55만여점이 긴급수송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신규 부서 창설과 인사 사업 평가방안도 논의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정무국 회의에서는 당 중앙위원회에 새로운 부서를 내올 데 대한 기구 문제를 검토·심의했으며, 당 안의 간부(인사) 사업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도적 문제들에 대해 연구협의했다"며 "정부 기관의 주요직제 간부들의 사업정형에 대하여 평가하고 해당한 대책에 대하여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향후 노동당과 내각 등 주요 국가기구 인사와 간부들의 업무 체계를 혁신적으로 개편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외에도 당 내부사업의 실무적 문제를 토의·승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이 당 중앙위 정무국 회의 내용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무국은 지난 2016년 노동당 7차 대회에서 신설됐으며, 당 중앙위 부서를 담당하는 부위원장들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전에는 당 비서 직제에 따라 비서국으로 운영됐지만, 당 부위원장 직제로 바꾸면서 정무국으로 불리고 있다.

북한이 정무국 회의를 열고 당내 직제 개편을 논의한 뒤 언론에 공개한 것은 김정은 집권 이후 나름 국정운영 및 정책결정 절차를 중시하는 연장선으로 이해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회의에서 "당 중앙위 정무국 성원들이 무한한 책임성과 헌신성을 발휘해 담당한 부문의 사업들을 결정적으로 개선하며, 당 중앙의 결정을 충실히 집행하기 위한 올바른 사업방향과 중심을 유지하고 조직 사업을 면밀히 짜고들어 모든 사업을 당 중앙의 사상과 방침적요구에 맞게 혁명적으로 조직·전개해나가라"고 주문했다.

다만 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장마 대책에 대한 논의를 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대신 6일자 노동신문에서는 최근 자연재해 등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를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각종 사고와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겠다"면서 "최근 며칠 동안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조건에서 농경지들에 고인물을 제때에 뽑는 것은 농작물피해를 최소화하는데서 매우 중요한 문제로 나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본은 배수동력을 원만히 보장하는 것"이라며 "전력공업성 일군들은 큰 물과 폭우로부터 농작움을 철저히 보호하는 것이 한해 농사의 성과를 담보하기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필요한 전력보장에 힘을 넣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이번 정무국회의에 대해 월북한 탈북민에 대한 처리와 개성 봉쇄를 계속 이어갈지에 대한 토론이 우선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양 교수는 "격리기간 2주가 이번 주에 끝나기 때문에 탈북민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이며 개성시의 봉쇄를 당분간 더 이어갈지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며 "이 두 사안은 북한 주민통제 및 내부결속에 있어 주요한 소재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당 핵심간부들의 의견을 들어보려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탈북자 재입북의 경우 선전수단으로 활용해왔기 때문에 향후 북한이 어떻게 나오는지 주시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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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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