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전북 울산 등 행정명령 발동

사랑제일교회·집회발확진자 폭증

검사 거부 … "신자 아냐" 부인도

코로나19가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방문자와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집회 참석자들을 통한 감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지만 방역당국이 참가자 신원확보와 진단검사에 애를 먹고 있다. 결국 지자체들이 지역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이들에게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경남도는 17일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경복궁역 및 광복절 집회 참석자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무화한 긴급행정명령을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발동한다고 밝혔다.

방역작업 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방역 관계자가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교인과 가족 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 받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향후 2주간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검사대상은 해당 기간동안 서울 사랑제일교회(8월 7~13일), 경복궁역 인근 집회(8일), 광복절 집회(15일) 참석 및 방문자다. 경남도는 "2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지난 8일 경복궁 인근과 광복절인 15일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 다수 참석해 감염 확산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으로 코로나19 감염자를 신속히 찾아 지역사회 전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행정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대상자들은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도내 보건소에 설치된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며 검사 시 본인이 원할 경우 익명검사도 가능하다. 행정명령을 위반할 경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하고 확진자가 생기면 구상권도 청구할 방침이다.

울산시와 전북도도 이날 서울 광화문 8.15 집회 참가자를 대상으로 자진해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긴급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진단검사 대상자는 경남도와 동일하며 용인 우리제일교회 방문자(8월 1~12일)가 추가됐다. 울산시는 "최근 수도권 종교시설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적으로 발생해 제2의 대유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행정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전북도는 사랑제일교회 신도 가운데 전북 거주자로 확인된 34명에 대한 진단검사에서 4명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15일 광화문 집회에 전북에서만 3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천에서도 18일 오전 사랑제일교회 확진자가 8명 추가(누적 32명)되자 박남춘 인천시장이 서울 사랑제일교회, 경기 우리제일교회 방문자에 대한 진단검사 이행명령은 물론 방문자 자녀들을 향해서도 검사 권유를 호소했다.

◆'대답하지 말라' 교육받은 듯 = 지자체들이 이처럼 행정명령까지 발동하고 나선 것은 방역 비협조로 검체검사와 자가격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화문 집회 참석자 등이 구체적 동선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정확한 참석인원과 대상자 파악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확진판정을 받은 60대 여성(군산 거주) 신도는 당초 고속버스를 이용해 집회에 참석했다고 진술했다가 거듭된 추궁에 '전세버스를 이용했다'고 말을 바꿨다. 전주 익산 군산 남원 등에서 10여대의 전세버스에 나눠타고 15일 집회에 참석한 다른 참석자들도 "같이 간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하고 있다.

광복절 연휴기간 사랑제일교회 관련 6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대구·경북도 마찬가지다. 포항의 40대 여성도 지난 16일 검사를 받고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입원을 거부하고 도망을 갔다 경찰과 방역당국에 붙잡혀 안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이 확진자는 3월부터 사랑제일교회에서 거주하다 지난 13일 포항에 왔으며 15일 광화문 집회에도 참석했다. 영덕의 20대 여성은 영덕군이 서울에서 콜밴으로 이송해 검사한 결과 확진판정을 받았으나 검사과정에서 사랑제일교회와 무관하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1명이 노출돼 콧물과 미열증상을 보여 자가격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집회 참석 방법 등과 관련해 '대답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은 것 같다"면서 "행정조사에 한계가 있어 긴급명령을 통해 경찰력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경북도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 신도는 모두 신도가 아니고 교회에 가지도 않았다며 방역에 협조를 하지 않아 일선 시군 담당 공무원들이 검체 검사와 자가격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카페·유흥주점 등에서도 확진 잇따라 = 교회 이외에도 카페와 유흥주점 등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인 감염 확산에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경기도에선 양평 '복달임' 행사 관련 감염에 이어 파주 스타벅스, 안산 한도병원 등에서 신규 확진이 쏟아졌다. 특히 파주 스타벅스 야당역점 방문 확진자가 17일 6명이 추가됐다. 스타벅스 야당점에서는 방문자 5명이 지난 12일 처음 확진된 후 연일 추가되면서 17일까지 모두 48명이 확진됐다.

광주에선 '유흥주점'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유흥주점'발 확진자는 지난 12일 첫 발생 이후로 모두 22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광주 상무지구 유흥시설 관련 확진자는 17명이다. 광주시는 집단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유흥주점 682곳에 대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으며 확진자가 방문한 유흥·단란주점 18곳을 폐쇄조치했다. 방역수칙을 위반한 5곳에 대해선 고발할 예정이다.

부산에선 연휴동안 22명이 무더기 확정 판정을 받았다. 부산기계공고 관련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었다. 특히 기장군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의 선제적 시행에 들어갔다. 기장군은 18일부터 기장군내 체육시설과 체육공원, 도서관 등이 전면 임시휴관에 들어갔다. 또 기장군이 주최하거나 주관하는 모든 모임과 행사, 교육 등 집합 행사도 일절 중단된다. 군청 대회의실, 읍면 회의실도 대관이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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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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