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확진자 전국에서 발생하는데

지자체들 관련자 파악 못해 발 동동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전국 확산 우려가 현실이 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 관련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교회와 집회 주최 측의 비협조로 방역당국이 관련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 전국 광역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경남도의 경우 성북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 등으로부터 47명이 사랑제일교회 관련자라고 통보받았다. 하지만 이들 중 2명만 접촉자로 파악됐고, 41명은 최근 교회를 방문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4명은 아예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코로나 확산에 휴업하는 식당 | 19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식당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경남도는 광화문집회 참석자가 600명 이상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남경찰청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버스 17대가 올라갔고, 자가 차량이나 교회 승합차 등으로 다녀온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하지만 18일 오후 5시 현재 집회에 참석했다고 자진신고한 도민은 217명 뿐이다.

부산에서도 최소 수백명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방역당국이 이들의 신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15일 집회를 주최한 단체 중 한 곳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는 부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버스를 전세 내 광화문 집회 인원을 모았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가 인터넷에 공개한 '815광화문집회 전국 버스 노선 예정안'에 따르면 부산역, 동래역 등에서 전세 버스 9대가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전북 상항도 마찬가지다. 보건당국이 사랑제일교회 방문자와 광화문집회 참석자들에 대한 진단검사를 의무화 했지만 당사자들의 비협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산시의 경우 15일 서울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56명의 신상 파악에 애를 먹었다. 해당 교회 관계자들과 참석자들이 사실 확인을 피하고, 동선을 허위로 알리는 등 비협조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전세버스조합 등을 통해 참석자들을 확인했지만 전체 참석자들의 역학조사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북에서는 15일 집회에 310여명 정도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도 지난 15일 열린 광화문 집회 참석자가 400~5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경북에서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4명 발생했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 신도들 대부분이 방역당국의 조치에 협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영덕군에서는 20대 확진자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통보받은 검사대상자인데도 사랑제일교회와 무관하다며 영덕군 공무원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방역 담당 공무원이 이 확진자에게 노출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포항에서는 40대 여성 확진자가 입원을 거부하고 도망가는 일이 발생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 신도는 모두 신도가 아니고 교회에 가지도 않았다며 방역에 협조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일선 시군 담당 공무원들이 검체검사와 자가격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가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이틀 연속 7명이 확진된 가운데 18일 사랑제일교회 관련 환자가 처음 발생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의 가족으로, 서울 마포구민인 신도가 부산 남구의 가족을 방문하면서 전파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충청권에서도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 관련 확진자가 속출했다. 18일 충남 천안과 부여, 세종에서도 확진자 9명이 나왔다. 충남 천안 확진자 6명 중 4명이 서울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여에서는 공주에 사는 4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지난 15일 광화문집회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진도에서는 수도권발 n차 감염이 발생했다. 18일 전남 진도군에 따르면 임회군에 거주하는 70대 남성이 진도 2번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전날 진도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남성의 이웃이다.

보건당국은 두 사람은 지난 15일 저녁 식사를 함께한 것으로 파악했다. 진도군은 2번 확진자의 접촉자를 파악해 검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2번 확진자는 15일 저녁 식사 이후 가족 모임에 참석하고, 영암의 상점과 무안에 소재한 아웃렛 등을 방문한 것으로 지금까지 확인됐다.

전북에서는 지난 15~17일 연휴 동안 지역간 이동에 의한 감염자가 나타나기 시작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 군산에서는 A(50대·남여성) B(60대·여성)씨가 18일 밤 확진판정을 받았다. 연휴에 고향을 다녀간 수도권 확진자들을 통한 감염으로 나타났다. A씨의 부인(서울 강남)과 B씨의 아들(경기도 시흥)은 15일 군산을 방문한 뒤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익산에 거주하는 30대 C씨는 지난 7~13일 서울 구로구를 방문했다가 익산에 돌아온 뒤 증상이 나타나 1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COVID-19)" 연재기사]

김신일 차염진 최세호 이명환 홍범택 기자 ddhn21@naeil.com

김신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