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급증따라 병상가동률 치솟아

서울-경기·인천, 병상협력 중요성 ↑

서울에서만 매일 100명 이상 환자가 발생하면서 병상확보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시는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 추가 등 대응을 서두르고 있지만 수도권 차원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19일 서울 지역 병상 가동률이 80%를 넘어섰다. 이날 0시 기준 787병상 중 636병상이 사용 중으로 정확히는 80.8%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확진자가 두자리 수 아래로 유지되던 최근엔 경증환자도 음압병동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병상에 여유가 있었단 얘기다.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발 확진자가 늘면서 병상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19일 성동구 공무원이 늘어난 검사량에 대비, 협조를 요청하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 성동구 제공


문제는 추세다. 방역당국은 하루 100명 이상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사랑제일교회 사태처럼 검사 비협조 등으로 깜깜이 환자가 계속 늘 경우 한달 후엔 일 최대 2000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확진자가 늘면 의료자원 투입은 2배, 3배로 증가한다. 접촉자 수도 그만큼 늘기 때문에 능동감시·자가격리 대상이 급증한다. 역학조사에 투입해야할 의료역량도 폭증한다. 비상시엔 중증환자 이외 환자들은 일반병동으로 이동시키고 공공은 물론 민간의료기관 병상까지 동원된다.

서울시도 급히 병상 확보에 나섰다. 음압병상 등 중증환자용 치료시설도 중요하지만 다수의 경증환자를 중증환자와 분리, 치료하는 게 피해 확산을 막는 길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방역담당 관계자는 "병원과 검사소를 분리하고 중증환자와 경증환자를 구분한 것이 K방역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시는 태릉선수촌을 19일 생활치료센터로 지정, 준비에 들어갔다. 동북권 모 기업 연수원과 은평소방학교도 순차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생활치료센터인 남산유스호스텔(118병상)에 태릉선수촌(382병상), 소방학교(192병상) 등 모두 764병상이 확보된다.

하지만 이같은 준비 상황은 확진자 숫자가 현 추세로 통제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사랑제일교회 교인은 기피자를 제외하곤 검사가 일단락됐지만 이들이 전국을 활보하고 있다. 이들에서 이어진 깜깜이 감염이 또다른 집단감염을 몰고올 개연성도 존재한다.

경기도도 병상 부족이 우려된다. 19일 기준 경기도내 18개 병원에 확보한 감염병 병상 583개 중 480개가 채워져 가동률이 82.3%에 도달했다. 생활치료센터(1곳) 가동률은 절반 수준이지만 중환자 등을 위한 치료병상은 약 18%, 경증 환자 치료용 병상은 약 56%가 남아있어 최근 확산세가 며칠 더 이어지면 병상 부족이 현실화된다.

이때문에 의료붕괴 위험성을 사전에 예방하려면 서울을 넘어 수도권 차원의 병상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방역관계자에 따르면 병원 병상은 상대적으로 서울이 넉넉하다. 하지만 서울은 생활치료센터확보가 쉽지 않다. 현재 확보된 곳들도 동북권에 치우쳐 있다. 반면 경기·인천은 펜션, 객실이 빈 호텔, 외곽 주거 가능 시설 등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서울은 병원 병상을, 경기·인천은 생활치료센터를 제공하는 '빅딜'을 병상 협력 전략으로 모색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병상 부족만 의료붕괴가 아니라 역학조사, 감염장소 방역, 폭증한 진단검사 등 모두 의료시스템이 동원된다"며 "병상 수를 늘리는 건 한계가 있고 결국 사랑제일교회 등 고위험집단의 협조, 시민들의 방역지침준수 등으로 환자 발생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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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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