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집중호우 이어 코로나19 대유행 조짐

8월 이후 소비·생산 동시 둔화 가능성 커져

사상 최장기간의 집중호우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경기 판단이 '흐림'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정부는 3분기 이후 경기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까지 코로나19 경제영향이 최악상황을 벗어나 내수와 생산, 수출이 동시에 회복세를 탔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화문 집회와 교회발 코로나19 재확산이 현실화되면서 상황이 급반전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4일 "정부가 추진해왔던 3분기 경기 V자 반등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집중호우와 코로나19 재확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경기대책도 보수적인 관점에서 재점검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2차충격으로 이어질까 = 코로나19 발발 이후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차 충격(2~4월)으로 끝날 경우와 2차 충격이 재발할 경우로 나눠 전망했다.

2차 충격은 2~4월과 같이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이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생산과 소비를 급격하게 줄이는 상황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0.4%p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2차 충격이 발생할 경우 -2.0%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차 충격을 가정할 경우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1.8%(1차로 그칠 경우 -0.2%)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1차시 0.2%)로, 자본시장연구원은 -1.9%(1차시 -0.8%)로 제시했다.

지난 5월 이후 내수와 생산이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정부는 '3분기 V자 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내심 기대했다. 2분기에 3.3% 역성장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분기에는 2~3% 안팎으로 오를 것이라는 희망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경제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반등하는 시나리오였다.

◆50일 장마에 코로나까지 재확산 = 하지만 50일이 넘는 사상 초유의 장마와 집중호우는 경기가 반등할 3분기의 전반기 절반(7월~8월 중순)을 허비하면서 출발했다.

장마와 집중호우는 농·어업과 건설업 생산의 감소로 직결된다. 계절가전 소비 위축, 야외활동 위축에 따른 지출 감소 등 측면에서 경제엔 악재다 장마·집중호우 상황이 해소될 무렵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경제 성장과 반비례한다.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행은 음식과 숙박 등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소비에 직격탄을 줄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는 이번 재확산이 지난 2~4월 수준의 경기급락 재현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걸고 있다. 당시 선진국이 경제 봉쇄 조치를 하면서 2분기 한국 수출이 16.6% 급감, 1963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고 이 기간 성장률도 -3.3%로 떨어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재유행을 이미 겪어본 상황에서 세계 각국이 2~4월 수준의 '셧다운'조치까지는 취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주요 기업이 생산라인을 아예 중단하거나 가계가 급격히 소비를 위축하는 등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정부 보완책 마련 고심 =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3단계로 격상할 경우 경제적 충격은 보다 커질 전망이다. KB증권은 최근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가 2주 시행될 경우 연간성장률이 최대 0.4%p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과거 선진국에서 내린 '이동 제한'수준의 봉쇄 조치는 아니지만 3단계 조치 아래에서는 필수적인 경제·사회활동이 아닌 활동은 제한받기 때문이다. 3단계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연간 성장률이 종전보다 0.8%p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정부는 코로나19 2차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일정 부분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기존 소비활성화대책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예를 들면 소비활성화 대책의 핵심이 숙박과 관광 등 8대 분야에 대한 소비쿠폰이다. 이는 코로나19 진정 상황을 전제로 대면소비를 장려하는 것인 만큼 소비방식을 비대면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정부는 주요 소비쿠폰의 발행을 일단 중단한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비 활성화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소비 방식을 비대면으로 바꾸는 방식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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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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