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5 방역강화 효과

광화문집회 등 잠복 위험요인 많아

대구는 오히려 제2 신천지사태 우려

바쁜 의료진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48명 발생한 31일 오전 서울 성동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민을 안내하고 있다. 서울 연합뉴스

다시 기승을 부리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난 주말을 기해 다소 수그러들었다. 정부·지자체의 강화된 방역대책 효과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여전히 안심하기 어려운 단계로 보고 국민들이 방역수칙을 더 철저히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대구는 오히려 제2의 신천시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광주 전남 강원 등 확진자 줄어 = 지난주 확산세가 심상치 않았던 광주·전남과 강원 등도 지난 주말에는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주말인 29일에는 3명이 30일에는 9명이 각각 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26~28일 사흘간 71명이 발생한 것에 비하면 현저히 줄어든 수치다. 전남도 비슷하다. 26~28일 사흘간 확진자가 31명이나 나왔지만 주말인 29일에는 5명, 30일에는 4명에 그쳤다. 지방 대부분 지역이 비슷한 상황이다. 경남은 30일 1명, 31일 2명으로 확진자 수가 줄었고 울산은 3명 늘었다.

하루 21명까지 치솟았던 강원지역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28일 나오지 않았다. 추가 확진자 발생이 0명을 기록한 건 광복절 이후 13일 만이다. 30일에도 신규 확진자는 2명에 그쳤다. 제주와 세종도 30일 기준 각각 1명과 2명 발생했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확산세가 뚜렷이 감소했다.

◆광화문 집회발 위험 계속 = 그러나 광화문집회 등 위험요인들이 남아있어 언제든지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부 참가자들이 집회 참가 사실을 숨기거나 검사를 거부하는 사이 지역 n차 감염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시는 30일 "광화문 집회 참가를 숨기고 확산시킨 59번 확진자를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주시에 따르면 70대의 59번 확진자는 그동안 집회 참가자로 명단이 제출돼 지속적으로 검사를 요청받았지만 무증상을 이유로 거부해왔다. 검사를 거부하던 59번 확진자가 검사에 나선 것은 가족(90대, 청주 56번 확진자)이 확진판정을 받은 뒤였다.

광주시에서도 30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고도 이를 숨기던 일가족 4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대구시에선 광화문 집회에 참가했던 사랑의 교회 교인 22명이 무더기로 확진판정을 받기도 했다.

지역 집단감염의 발단이 광화문 집회였다는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대전시는 30일 "최근 대전 동구 인동생활체육관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연이어 발생한 확진자의 최초 감염경로인 강남 134번 확진자가 역학조사 결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전시는 이들의 최초 감염경로를 알지 못했다.

여전히 검사를 받지 않거나 소재를 파악 중인 참가자도 여전하다. 부산시는 전화를 받지 않거나 소재를 파악 중인 참가자가 220명이다. 29일 의무검사 시한이 끝난 경남도 역시 41명이 연락두절이거나 검사를 거부하고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자진신고하지 않고 검사도 거부했던 경남 217번(창원, 40대 여성)에 대해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29일로 14일이 지난 만큼 광화문 집회의 잠복기가 끝났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집회 참가자가 무증상 등으로 방치되고 있을 가능성과 이들에 의한 지역확산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이 검사받을 수 있도록 강력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광주도 마찬가지다. 30일에도 광화문집회 관련자 4명과 성림침례교회 신자 1명 등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선제적 강화조치와 시민들의 적극적 협조 때문에 확진자 발생이 줄어들고 있다"면서도 "조금만 긴장의 끈을 늦추면 바로 감염확산으로 이어지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구, 3월 말 이후 최대 확진 = 대구지역 일부 교회가 방역당국의 조치를 따르지 않아 지역사회감염을 확산시켜 '제2의 신천지교회 사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일부 광화문집회 참석자와 관련 교회는 2주간의 대면 예배 자제와 출입자명부 관리 등을 지키지 않아 집단감염을 확산시켰다.

대구시와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30일 0시 기준 대구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는 30명으로 모두 지역감염으로 확인됐다. 31일에도 사랑의 교회 관련 4명이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신규 확진환자 30명 중 29명이 동구 사랑의교회 교인 관련자로 드러났다.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34명이다. 교회 신도 103명 중 33%가 감염된 것이다. 특히 교인들 중 광화문집회 참석자가 46명에 달했으며, 확진자 34명 중 22명이 광화문집회 참석자다.

이 교회는 대구시의 대면예배 자제 요청도 무시했다. 23일 88명, 26일 43명이 참석해 대면예배를 강행했고, 출입자명부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 결국 대구시는 이 교회를 고발하기로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다수 교회와 시민들이 고통을 감내하면서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으나 사랑의교회 집단감염 사례와 같이 소수의 교회와 방역수칙 미준수자로 인해 지역사회로의 감염이 확산되어 공동체 전체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며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고 지역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에 준하는 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에서 하루 확진환자가 30명 이상 발생한 것은 3월 31일 60명 이후 152일 만에 처음이다. 광화문집회가 열린 8월 15일 이후 대구에서 발생한 지역사회 감염자는 9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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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윤여운 홍범택 최세호 차염진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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