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현상황 최선의 방역은 마스크 착용"

착용유무로 감염가능성 5배, 85% 감소

"어느 마스크를 쓰시겠습니까?"

마스크를 쓰고 일상을 누리는 시민과 병원에 누워 산소 마스크를 쓴 채 치료를 받는 환자를 비교해 마스크 사용의 다급함을 알리는 서울시 광고 문구다. 마스크 착용 여부에 따라 감염 여부가 크게 갈리는 코로나19 상황을 빗댄 것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31일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따른 세부지침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마스크 착용이 현 시점 최선의 방역이며 거리두기와 함께 올 가을 트윈데믹(독감과 코로나가 동시에 대유행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비책이라는 주장이 재차 강조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마스크 착용 여부에 따라 감염 가능성이 5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 지난달 실린 논문에 따르면 마스크 사용으로 코로나 감염을 최대 85%까지 줄일 수 있다.

실제 코로나 사태 초기 마스크 사용을 강조한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사이에 확진자 증가세가 크게 차이가 났다. 유럽 국가들은 의료 인프라 부족과 함께 마스크 미착용이 초기 감염자 폭증의 주원인이 됐다. 마스크를 쓴 한국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은 확진자 증가세가 완만했던 반면 마스크를 쓰지 않던 독일 스페인 미국 등은 확진자가 한달만에 수만명에 달했다.

마스크가 감염 여부를 가른 사례는 국내에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달 26일 보고된 울산 태권도장 사례다. 울산 62번 확진자(중학생)는 61번 확진자 접촉 후 이틀 연속 태권도장에 갔다. 조사대상 접촉자만 47명, 역학조사로 다른 동선에서 발생한 접촉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112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62번 환자 확진 2주가 지나도록 추가 감염자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112명 모두 음성을 받은 것이다. 비결은 마스크였다. 방역당국 CCTV 조사 결과 도장 안 모든 학생들이 운동이 끝날 때까지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62번 환자 역시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지난 4월 발생한 부산 부녀·예천 모자 사례도 마스크가 희비를 가른 경우다. 코로나 감염 사실을 전혀 모르고 열흘 동안 일상생활을 한 부산 한 모녀는 해당 기간 무려 1100명 넘는 사람과 접촉했다. 하지만 이들 중 부녀로부터 감염된 사람은 단 한명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시기 양성판정을 받은 경북 예천 한 모자는 64명과 접촉해 이중 41명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겼다. 1100명 중 1명, 64명 중 41명의 차이를 낸 결정적 원인은 마스크였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미착용 후과가 코로나 증세와 후유증을 무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방역방해 행위를 줄이기 위해서도 마스크 착용 실효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흔히 감기 환자와 비교해서 코로나 감염률이 그리 높지 않으니 너무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비교"라며 "최근 국내 코로나 환자 치명률이 1.7%까지 솟았지만 감기는 0%, 독감도 (폐렴 등 합병증을 제외하면) 최근엔 0.1% 미만"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백신은 올 가을 이전에 나오기가 어렵다. 치료제도 마땅치 않다. 거리두기와 마스크를 최선의 방역대책으로 꼽는 이유다. 환자수가 지금처럼 급증하는 상황에선 역학조사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시민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보건당국은 검사역량 강화, 생활치료센터 확보에 주력하는 등 민관이 힘을 합쳐 가을 대유행을 대비해야 한다"며 "지금 못 막으면 추석 이동제한은 물론 하반기 일상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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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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