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불분명 확진자도 24% 이상

잘못된 의료정보, 마스크착용 경각심 줄여

무증상 환자 치료할 생활치료센터 시급

무증상·감염경로 불분명 확진자 증가가 코로나 방역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을 대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마스크 착용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질병관리본부가 미래통합당 박대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0명 중 4명은 무증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총 1만7945명이며 신고 당시 증상 여부를 확인한 9756명 중 3856(39%)가 무증상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무증상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는 양성 환자가 많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인된 셈이다.


전체 누적 확진자 중 8189명은 증상 여부를 확인조차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단감염 발병으로 검사가 시급해 증상을 묻지 않고 진행된 검사가 많기 때문이다.

무증상 확진자 증가로 마스크 사용 중요성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도 모르는 사이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마스크 착용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지난 6월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마스크와 거리두기는 감염률 감소에 실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m 거리두기는 감염률을 10% 가까이(9.8%) 낮췄고 마스크 착용은 감염률을 14% 낮췄다. 또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 감염률은 17.4%로 높았지만 마스크를 쓰면 감염률이 3.1%로 떨어졌다.

미감염자가 감염자와 접촉 시 양쪽의 마스크 착용 여부가 바이러스 전파율에 끼치는 영향도 조사됐다. 질본의 역학조사 통계 분석 결과, 미감염자는 마스크를 썼지만 감염자자 안 썼을 경우 미감염자가 감염될 확률은 70%였다. 미감염자는 안 썼지만 감염자가 썼을 경우엔 5%로 떨어졌다. 둘다 착용 시엔 감염률이 1.5%까지 떨어졌지만 반대 경우엔 바이러스 전파율이 100%였다.

마스크 착용이 가져올 효과에 대한 연구도 곳곳에서 진행됐다. 모크다드 미 워싱턴대 교수는 미국인 95%가 마스크를 쓸 경우 사망자 6만6000명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면 미국 감염자 증가율 1%가 감소하고 미국의 GDP가 5%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크는 모든 미국인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매일 55달러를 벌어들이는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병세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마스크 착용에 방심을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설마 내가 걸리겠나 하는 방심과 감기 같은 병이라 걸려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소문이 대표적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전신에 염증을 일으켜 장기별로 다양한 합병증을 발생시킨다. 후유증 중 하나인 뇌안개(Brain fog)는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로 생각을 흐릿하게 만든다. 미국에선 완치환자의 35%가 만성피로증후군을 호소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폐가 20~30% 손상돼 폐손상과 호흡곤란을 겪는 이들이 30%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중증 환자의 25%에서 혈액응고 현상이 발생(뉴욕대 메디컬센터 연구팀)하고 심근염, 심장비대증 등 심장질환이 발견되는 경우도 나타났다.

무증상 확진자 증가에 따라 이들을 치료할 생활치료센터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6개 센터를 운영중인 서울시도 간신히 2곳(420실 규모)을 더 구해 금주 중 긴급하게 개소할 예정이다. 서울시 방역 관계자는 "8월 이전 한자릿수까지 떨어졌던 환자수가 광화문집회 이후 세자릿수로 갑자기 뛰었다"며 "언제 어디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경증 환자 치료병상을 충분히 확보해둬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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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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