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골프장서 9명 숙박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24일 이후 전국에서 교사들이 충북 한 골프장에 모여 골프연수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교육청 단재교육연수원이 특수분야 연수기관으로 지정한 A협회는 지난 24∼28일 충북 한 골프장에서 교사 골프직무연수를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직후였다.

2일 본지 취재결과 A협회는 해당 골프장에서 8월 한달간 매주 교사 골프직무연수를 진행했다. 4박5일간으로 숙박을 겸한 일정이었다. 24일부터는 마지막 4주차로 당초 40명이 참가할 예정이었고 대상은 전국 유·초·중등 교사들이었다.

충북교육청 단재교육연수원에 따르면 이 기간 골프연수에 참여한 교사는 모두 9명이다. 충북지역 3명과 타 시·도 6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확정되면서 상당수 교사들이 참여를 포기했지만 9명은 그대로 골프연수를 진행했다.

단재교육연수원 관계자는 "우리가 주관하는 연수는 대부분 취소하거나 원격으로 전환했지만 특수분야 연수는 지정만 하고 운영은 협회가 하는 시스템"이라며 "고민을 많이 했지만 2단계 기준이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이 금지되는 상황이라 협회에 일방적으로 취소하라고 할 입장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외인 만큼 9명이 3명씩 3팀으로 나눠 진행했고 연수 과정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수칙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연수원의 이 같은 해명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점에 전국에서 교사들이 모여 숙박을 하며 골프연수를 강행한 것이 상식적으로 합당한지는 의문이다.

충북교육청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직후 밝힌 '산하기관 운영 사항'에 따르면 '수학여행 체험학습 수련활동 등 학생 및 교직원이 참여한 단체행사를 취소함'으로 돼 있다. 사실상 교사가 참여하는 단체행사는 모두 취소하라는 지시다. 실제 이날 발표한 충북교육청 관련 연수나 행사는 모두 원격으로 전환하거나 취소 또는 연기됐다. 함께 발표된 '지방공무원 복무 관련 사항'에 따르면 △특별한 사유 없이 시·도간 이동 금지 △출장 원칙적 금지 등이 포함됐다. '교육공무직원 복무 관련 사항'에선 △출장 원칙적 금지 △모든 회식 금지 등을 포함했다.

한편 경기도 가평군의 한 골프장에선 2일까지 대표와 캐디 등 4명이 확진됐고 지난달 28일엔 골프여행 등을 다녀와 확진된 경남 김해 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직위해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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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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