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폼페이오 면담 후 밝혀 ··· 보수반발·미국 미온적 반응에 원칙 강조

미국 방문한 서훈 국가안보실장 |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5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면담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두고 워싱턴을 전격 방문 중인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5일(현지시간) “종전선언이 (북한 비핵화와) 따로 놀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면담한 뒤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방미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화상연설과 한미 친선 비영리재단인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와 미국을 향해 종전선언을 촉구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종전선언 카드에 대한 보수진영의 반발이 만만치 않고, 미국도 일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한미간 이견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서 실장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한미 간의 ‘굳건한 동맹’을 강조했다. 그는 “종전선언 문제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제까지 항상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던 문제였고, 그 부분에 대해 한미 간에 다른 생각이 있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또 “문제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과정에서 선후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 또는 비핵화와의 결합정도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문제일 뿐”이라며 “너무 다른 해석, 과다한 해석은 안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종전선언이 북한 비핵화와 무관하게 추진되는 것도 아니고, 언론에 나오는 것처럼 미국과의 첨예한 의견대립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실장은 ‘미국 대선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종전선언이나 남북대화 모멘텀을 만들려고 방미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미관계는 대선과 관계없이, 정권여부와 관계없이 지속돼야 할 문제 아니겠느냐”며 “특별히 대선을 염두에 뒀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방미기간) 종전선언을 놓고 특별히 깊이 있게 얘기하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키우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 실장은 ‘남북관계를 한미 동맹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해나갈 방침인가’라는 물음에는 “남북관계는 단순히 남북만의 관계라고 할 수 없다”며 “모든 것들이 미국, 주변국과 서로 의논하고 협의해서 진행할 문제다. 이제까지도 그렇게 해 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미 활동에 대해서도 “가장 기본적으로는 굳건한 한미동맹이 얼마나 깊이 있게 잘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확인한 성과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교착 상태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선 “크게 깊이 있는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합리적으로, 또 상호 수용 가능한 선에서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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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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